금융개혁위원회 설치로 금융산업 "빅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금융개혁위원회가 구상하고 있는 개혁안은 1단계로 업무영역에 관련된
규제를 푸는 것이다.

소유구조 신규진입 업무영역통합 등 산업개편의 틀에 관한 2단계 과제는
장기과제로 설정해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형식을 취할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이런 일정과 방향을 감안할때 금개위가 취할수 있는 업무영역 개편작업은
그동안 논의돼온 개편방안이나 정부의 계획안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되
이를 조기화하고 개편폭을 종전보다 넓혀놓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원 관계자도 "금개위가 설치되는 취지는 그동안 금융규제 완화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업계의 불만이 많아 규제존치와 폐지를 재점검
하자는데 있다"고 말하고 "정부의 종전 금융산업 개편안도 민간의 의견을
수렴했던 것이므로 혁명적인 수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고 다만 금융개혁의
고삐를 당겨 속도와 폭을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여신전문기관 통합

=업무영역 개편의 첫번째 작품은 리스 신기술금융 카드 할부금융 등
여신만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들의 업무영역장벽을 헐고 이를 통합하는
것이다.

지난해 재경원은 이들 업종의 통합방안을 마련해 놓았고 오는 1월말 또는
2월초에 공청회를 열고 3월에 입법작업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리스 할부 카드는 별도업종으로 유지할 필요가 없어 우선
이들이 통합대상이 될 것이다"고 확인했다.

현재 정부의 통합안은 리스 신기술금융을 도매전문, 카드 할부를 소매전문
으로 업무를 차등화한다는 계획이다.

팩토링사도 여신전문기관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현재 대외개방 등 신규진입조항을 어떻게 처리하는냐가 쟁점이다.

그러나 금융개혁의 속도가 빨라지면 도매.소매의 칸막이를 뜯어낼 가능성도
있다.

리스 카드 할부사중 은행자회사는 은행합병이 이루어지거나 은행에 인하우스
방식(내부조직)으로 겸업이 허용될 경우 업무영역 개편과 관계없이 통폐합을
통해 정리될 가능성도 있다.

<> 투자은행 등장

=2단계 업무영역 개편의 메뉴는 투신 증권 종금사간 업무영역의 벽을 낮추는
미국식 투자은행 신설방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식 투자은행은 상업은행의 고유업무인 예대업무와 지급결제기능를 제외
하고는 다양한 형태의 수신이 가능하고 증권업무도 영위할수 있다.

국민투신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오는 3월 증권사 전환방안과 종금사업무인
CP업무를 일부 허용하는 방안이 발표될 것이고 이에 따라 한투 대투 5대
지방투신의 증권전환이 유력해 보인다.

이런 이후에 종금사에 반대급부로 유가증권 인수와 주식형 수익증권 업무를
주면 본격적인 투자은행이 등장하게 된다.

여기에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메린린치가 77년 지급결제기능이 붙은 CMA를
개발해 금융혁명을 일으켰듯이 투자은행에 지급결제가 일부 가능한 상품을
허용하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간 상호침투도 가능해진다.

한편 증권사도 수수료 자유화를 하면 현재와 같은 주식거래 중개업무를
주로 하는 회사만 있는게 아니라 기업금융 주식중개 채권인수및 중개 국제
금융업무중 하나에 특화하는 회사가 탄생할 것이다.

기존의 종금사도 어음할인 기업금융 국제금융 자산관리 등으로 업무를
특화할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은행 증권간 상호진출

=지난 29년 대공황이후 제정된 글래스.스티걸법으로 미국은 은행과 증권업의
상호진출을 엄격히 금지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금융혁명은 은행과 증권업무를 모두 취급하는 유럽식
유니버셜뱅킹 시스템으로 가고 있어 최종적으로는 은행과 증권이 상호진출
하는 양상이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은행의 증권업진출은 자회사를 세워 진출하는 간접방식만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증권사에 일부 지급결제가 가능한 신상품을 허용하게 되면
은행은 CP업무와 유가증권 인수업무 등을 요구하면서 상호진출이 시작될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 증권사들이 본사내에서 상대방 업무중 일부를 서로 취급하는
인하우스방식(내부조직)의 상호업무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년이후에라도 은행들의 합병이 이루어지고 대형화가 달성되면
비대해진 신탁계정을 별도 신탁회사로 분리독립하는 방안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 기타 금융업종의 진로

=보험은 은행과 상대방 상품을 상호판매하는 방카슈량스 외에는 업무영역과
관련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은 부실회사정리와 신규진입문제가 더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호신용금고는 금융산업 개편과 관련없이 지역말착형 서민금융기관으로
현재의 기능을 그대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