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의 심각한 체선.체화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항만재개발 개념이
도입돼 대대적 시설 개.보수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양대 컨테이너터미널인 부산 신선대와 자성대터미널은 23일 동북아
화물물동량 유치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급증하는 물동량추이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인 갱신투자로 항만운영효율을 극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측은 최신시설의 컨테이너장치장이 증가일로에 있는
물동량을 감당하지 못해 조로현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우선
장치장 바닥을 경쟁국항만 수준으로 대폭 보강키로 했다.

현재 신선대부두 컨테이너장치장 바닥두께는 30cm에 불과, 컨테이너를
4단높이밖에 쌓을수 없으며 이를 옮기는 트랜스퍼 크레인도 4단적재이상은
다룰수 없는 실정이다.

회사측은 이에 따라 앞으로 신설하는 선석에 대해서는 6단적재가 가능하도록
장치장바닥을 보강하고 각종 장비도 점진적으로 바꿔나갈 방침이다.

또 바닥두께가 15cm인 3천8백평규모 빈 컨테이너 장치장의 경우 내년 4월
까지 바닥두께를 1차로 30cm까지 보강, 적재능력을 높이기로 했다.

이와함께 창고 3동과 행정건물을 헐어버리는 대신 복합건물을 새로 지어
이를 수용, 부족한 컨테이너장치 공간을 확충할 계획이다.

자성대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부산컨테이너부두운영공사도 평균 2단인
컨테이너 적재능력을 2배로 늘리고 트랜스퍼 크레인 등 주요 장비를 교체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특히 원활한 컨테이너수송을 위해 자성대와 신선대터미널간 연계도로를
99년까지 건설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해운산업연구원 정필수 항만운영연구실장은 이와관련, "싱가포르와 홍콩항의
컨테이너장치능력이 최소 6단, 최고 12단까지 이르는 점을 감안해 볼때 기존
항만의 컨테이너장치장 기능을 조속히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통개발연구원 전일수 부원장은 "올해부터 오는 2011년까지 항만갱신투자비
는 1조4천5백억원이 들것으로 보인다"며 "항만시설에 따라 시설자산액의 최소
1%정도를 제도적으로 확보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들도 "항만법을 개정하거나 항만재개발법을 제정해 항만시설
을 새롭게 확충하는 방안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김삼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