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임원들은 한 기업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결정을
한다.

따라서 이들이 사용하는 사무가구를 설계, 제작하기도 쉽지 않다.

전체적으로는 중후한 품위를 지키면서 서랍열쇠 하나까지 세밀하게
만들어야 한다.

사소한 것들로 중요한 업무에 차질을 주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사무가구 전문회사인 퍼시스사가 지난 10월에 내놓은 "프레지던트
클래식"은 바로 최고경영자, 중역들을 위해 설계한 사무가구시스템이다.

퍼시스는 "중역들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은 잠시지만 그 잠깐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업무효율을 최대한 올릴 수 있도록 설계의 주안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가구제작회사 입장에서 보더라도 중역은 대단히 중요한 고객이다.

본인 것은 물론 회사 전체의 사무집기를 새로 들여놓거나 교체할 경우
최종선택을 하는 사람이 중역이기 때문.

퍼시스는 이점을 감안, 프레지던트 클래식으로 회사 전체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 특징 ]

프레지던트 클래식은 시리즈 제품이다.

책상 캐비닛, 회의 테이블, 소파, 티 테이블, 낮은 장식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퍼시스는 "방 분위기를 산만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짜임새있게 만들려면
핵심집기인 사무가구부터 통일되게 설계돼야 한다.

가구도 세트화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재질상의 특징은 최고급 원목과 천연가죽 두가지를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가지 색상감을 함께 주고 자연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국내기술만으로는 최고의 품질을 기대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탈리아 독일부품을 수입 사용했다.

원목무늬 마감재도 그 가운데 하나로 특수처리기법으로 옹이무늬를 그대로
재생, 책상 캐비닛 테이블 낮은 장식장 등에 사용했다.

가구전체가 현장에서 그대로 조립할 수 있는 "넉 다운"시스템으로 제작된
것도 중요한 특징.

대형집기지만 이동과정에 흠날 염려가 없다.

부분적으로 긁히거나 깨지면 해당부분만 쉽게 교체할 수 있다.

완전 규격화, 조립식이기 때문에 중역의 급에 따라 같은 재질이라도
크기를 달리할 수 있다.

그러나 조립에는 상당한 기술를 필요로 하기때문에 본사에서 전문가가
직접 나가 시공한다.


[ 주요기능 ]

이 제품은 "일하는 중역의 최고급 사무가구"라는 기본개념에 걸맞도록
실무적인 요소가 많이 배려됐다.

책상 한가운데 가죽패드를 깔아 서류업무를 편리하게 처리하도록 했다.

책상이나 회의테이블에 전화 컴퓨터 조명 등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매복형 전선덕트를 설치한 것도 일하는 중역을 위한 장치다.

책상서랍에도 각종 서류들을 쉽게 정리 보관할 수 있도록 파일서랍을
장착했다.

푹신하기만하던 의자나 소파도 다소 딱딱하게 만들었다.

머리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학생들의 의자가 딱딱한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퍼시스는 이 딱딱함을 "적당한 긴장감"이라고 표현한다.

하나의 열쇠로 가구시스템의 모든 집기를 다 열 수 있는 원키시스템도
특이한 점의 하나다.

열쇠뭉치를 보관해 일일이 해당 열쇠를 찾는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퍼시스는 이 제품이 연 300~500세트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퍼시스는 이 제품의 판매로 이미지제고효과도 거둘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돈도 벌고 명예도 얻는다"는게 퍼시스의 전략인 셈이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