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회사들이 M&A의 파고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해이후 5개 종금사의 주인이 바뀌었고 5~6개 회사는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금융업계를 통틀어 종금사들이 최대 인수 물건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경우만도 중견그룹 거평이 새한종금을 인수한데 이어 내달 5일부터는
효진이 항도종금 지분 16%를 공개매수하게 된다.

또 지난 9월에는 태일정밀이 대구종금 주식 28%를 취득해 1대 주주가 됐고
지난 22일에는 제일은행이 보유중인 신한종금 지분 16%를 특정 개인에게
매각해 기존 대주주와 경영권 분쟁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다 아세아종금도 중견그룹 매집설이 나돌고 있고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나라종금 제일종금 한화종금도 M&A 대상 종금사로 거론되고 있다.

지방종금사는 거의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M&A 세력의 손때가 묻었다.

종금사들의 M&A가 유행이 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대우그룹이 선발종금사인 한국종금의 최대주주가 됐고 중견건설업체
인 성원건설이 업계 최대규모의 대한종금을 인수했다.

한길종금은 나산그룹으로, 인천투금도 쌍용으로 넘어가 쌍용종금이 됐다.

신용관리기금이 관리중인 청솔종금(옛 충북투금) 역시 새주인만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종금사가 이처럼 대거 인수합병의 회오리에 휩싸이는 이유는 종금사의
취약한 지분구조, 금융산업 개편에 따른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이 M&A의
토양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종금사를 사려는 측은 대부분 금융기관이 없는 중견그룹들이다.

외국합작선 등 지분을 매각하는 쪽에서도 "가격만 쳐주면" "판다"는
쪽이다.

여기에 증권거래법 개정으로 적대적 M&A가 자유화되면 종금사를 대상으로
한 M&A는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