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식 < 통산부 화학생활공업과장 >

정밀화학산업은 석유화학 석탄 비료산업 등으로부터 기초원료를 공급받아
일련의 재료변환과 가공과정을 거쳐 섬유 전자 등 관련산업의 중간원료를
생산 공급하는 중간소재형 산업이다.

최종제품의 품질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일반화학제품에 비해
가격도 10~1백배 비싼 고부가가치.기술집약산업이다.

정밀화학산업은 일단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어 고급
인력이 풍부한 국내여건에 적합하고 비교적 시설투자가 적게 들면서 제품을
다양화할 수 있어 중소기업으로도 전문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밀화학산업은 내수의존형 산업으로 성장 발전해 신제품
개발능력이 낙후돼있고 전체적인 기술수준도 선진국에 비해 60~70% 수준이다.

범용 완제품 및 일부 원제의 제조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으나
고기능성 원제 및 중간체 합성기술 등은 선진국에 비해 극히 낮은 수준이다.

정밀화학 제품은 다양한 기술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각 기술간의 유사성이
적어 1개기업이 독자적으로 모든 기술을 보유 축적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유사업종간 협력체제 구축이 필요하나 유사업종간에 협동연구개발체제가
미흡한 실정이다.

또 신물질 창출과 개발된 신제품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안전성 평가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시험.평가기관이 부족한
형편이다.

정부는 정밀화학산업이 2000년대 선진국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업의 기술개발 지원을 강화하고 산업화 지원기반 구축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술개발에 중.장기가 소요되는 전자파 차폐용 도료, 잉크재료,
자외선안정제, 고기능성 염.안료 등 핵심기술분야는 중기거점 기술개발
과제로 선정해 2000년까지 4백50억원의 기술개발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섬유 자동차 전기.전자 등의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저공해염료
안료중간체 계면활성제 무공해 접착제 등 특수기능성 정밀화학제품의
개발을 위해 기술개발자금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첨단개술개발자금도 과제당 10억원의 범위내에서 소요자금의 80%까지
지속적으로 융자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정밀화학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요 중간체.원제에 대한
수입관세를 8%에서 4%로 인하하고 중소기업이 수출제품 또는 수입대체 소재
등을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신.증설하거나 국산기계설비를 구입할 경우
소요자금의 범위내에서 산업기반기금을 융자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화 기반지원을 위해서는 기술개발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안전성 평가시험능력 제고를 위해 2000년까지 6백억여원을 투입, 현재
시험수용능력이 부족한 한국화학연구소 안전성연구센터의 시설 및 전문
인력을 확충키로 했다.

그리고 정밀화학 분야별 연구조합을 결성, 공동연구개발을 추진토록
유도함으로써 조합원 상호간의 기술정보교환과 동종업종간 인력 및 시설의
공동이용을 통해 기술개발의 효율성을 기하도록 하는 한편 화학산업내 각
부문간 균형적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화학산업 전체를 총괄하는 민간
단체의 구성을 추진할 계획으로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