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풀, 쇼트"

품질과 가격은 높이고(high), 소비자는 끌어당기고(pull), 유통기한은
짧게(short).

초코파이시장에 뛰어든 빙그레의 마케팅전략이다.

빙그레는 지난 10월1일 "초코지오"를 들고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초코파이시장은 동양 해태 롯데 크라운 등 군웅들이 할거,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22년의 역사에 연간 시장규모가 1,500억원쯤 된다.

초코파이시장의 막둥이 빙그레는 이 세마디를 모토로 시장을 파고 있다.

성공을 향한 초코지오의 제1기치는 고품질.고가정책.

빙그레는 94년4월 초코파이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시장조사에 착수했다.

국내외 컨설팅 및 여론조사업체들을 통해 수십차례 소비자조사를 했다.

2년여간의 조사끝에 얻은 결론은 소비자들이 고품질의 초코파이를
원한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맞춰 초코파이의 3대성분인 초콜릿 크림 케이크의 고급화에 초점을
맞췄다.

핵심성분인 초콜릿의 고급화를 겨냥, 벨기에제과업체 코로나로터스와
기술제휴를 맺었다.

유럽풍의 정통 초콜릿맛을 내기 위해서였다.

크림에서는 경쟁사와 달리 기포안정제를 사용치 않고 액상당류를 사용했다.

마쉬멜루우크림 특유의 쫀득한 맛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케이크는 마가린과 계란을 사용, 부드럽고 촉촉한 감촉을 살렸다.

이름은 "초콜릿과 크림 케이크가 다르"지오""라는 뜻에서 초코지오로 했다.

제품고급화에 맞춰 가격도 이 시장에서 가장 높은 300원으로 정했다.

다른 초코파이들의 가격은 100~250원에 분포돼 있다.

초코지오의 다음 작전은 소비자 끌어당기기.

보통 메이커는 신제품을 개발하면 물량공세를 펼친다.

도소매점에 낮은 가격으로 물건을 대거나 덤을 얹어줘 진열대를 꽉 채우기
위해서다.

제품을 판매점으로 마구 밀어내는 소위 푸시(push)전략이다.

빙그레는 그러나 그 반대로 풀전략을 쓰고 있다.

정상가로 제품을 판매점에 대주고 할인정책을 쓰지 않는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소비자들이 초코지오의 진가를 인정, 소비자 스스로
초코지오를 찾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제품을 소비자에게 밀어내는 대신 소비자를 제품쪽으로 끌어당기겠다는
자신만만함이 이 전략뒤에 숨어있다.

그만큼 품질에서 자신있다는 뜻이다.

유통기한의 단축은 서비스정신의 구현이다.

기존 초코파이들은 유통기한이 6~12개월로 상당히 길다.

당연히 제품의 신선도가 떨어진다.

빙그레는 초코지오의 맛을 최상으로 유지하기위해 유통기한을 3개월로
정했다.

시장에 나온지 3개월만 되면 안팔린 것은 몽땅 회수, 폐기할 계획이다.

초코지오는 시판 첫달인 10월에 5억5,000만원어치가 팔렸다.

10월중 초코지오의 상점분포율(12만5,000개의 전국상점중 초코지오가
깔려있는 상점수)은 30%로 매우 낮다.

12월엔 이를 70%로 높일 예정이다.

따라서 12월에는 히트상품여부의 기준점인 월1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있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