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 제일 충청 동남 서울 외환은행장과 축협회장 주은리스사장은
남아 계시고 나머지 금융기관장은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10일 오전 열린 국회재경위의 한국은행과 은행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황병태 위원장이 이렇게 말하는 순간 증인과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25명의
금융기관장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호명된 금융기관장은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며 돌아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금융기관장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국회는 당초 이흥식 주은리스사장을 증인으로, <>신명호 주택은행장
이규징 국민은행장 우찬목 조흥은행장 등 은행장 18명 <>농수축협회장
<>곽후섭 새마을금고연합회장 등 금융기관협회장 3명 등 24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토록 했다.

그러나 증인및 참고인선서가 끝난 직후 참고인등이 너무 많다는 의견이
제시되자 3당 간사회의를 거쳐 직접 질문사항이 있는 금융기관장 8명만
남기고 돌아가도록 조치했다.

이어서 오후 1시30분 점심식사를 위해 휴회하기 직전 장명선 외환은행장
에게 돌아가되 도쿄지점의 대출의혹건에 대한 답변을 서면으로 대치하도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25명의 금융기관장중 7명의 금융기관장만이 국정감사내내
자리를 지켜야 했다.

이중 이흥식 주은리스사장 신광식 제일은행장 손홍균 서울은행장은
효산그룹에 대한 부당대출 의혹에 대한, 우찬목 조흥은행장과 허한도
동남은행장은 각각 수수료 인상과 꺾기 과다에 대한 답변을 듣고자 돌려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은중 충청은행장은 임원들의 구속과 관련된 질문을 하기 위해 남도록
했다.

이에 대해 금융계 관계자들은 "당초부터 질문을 하지도 않을 것이면서도
금융기관장들을 대거 불러 모은 것 자체가 무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말썽이 없는 금융기관장들만 "무사귀환"한 것으로 미뤄 역시
경영은 잘하고 볼일이라고 촌평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