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하나라도 더 팔자"

최근 중소업계에 불어닥친 신풍속도이다.

경기침체로 판매부진이 심화되면서 중소기업들이 영업인력을 강화하는 등
불황타개를 위해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중소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망 또는 세일즈인원을
늘리면서 급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수있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

이들업체의 일부는 내수뿐 아니라 수출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업종별로
몇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신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익악기와 영창악기는 올들어 최근 각각 100여명의 관리직 사원을
국내및 해외 영업직으로 발령냈다.

관리직을 축소하고 영업파트를 확대함으로써 원가절감을 꾀하고 판매난을
극복하겠다는 것.

로케트전기 역시 듀라셀 에버레디 등 다국적 기업들의 판촉공세에 대응,
영업력강화를 통한 공격적 마케팅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사업팀을 전자사업부로 확대개편, 수요가 늘고 있는 휴대폰및 노트북
PC용 2차전지팩 조립사업에 진출하고 최근 니켈수소전지의 양산체제가동에
맞춰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수기전문업체인 웅진코웨이는 전국의 800여개 대리점의 영업인력을
올들어 지난해보다 오히려 20% 늘어난 5,000명으로 늘렸다.

정수기시장점유율을 60%이상으로 끌어 올린다는 방침아래 계속 단계적으로
세일즈맨을 확충할 계획이다.

산업용 버너제작업체로 최근 소각로사업에 뛰어든 흥국공업은 생산직과
관리직원중에서 우수사원 5명을 차출, 영업부서로 충원했다.

이에 따라 영업직원은 45명에서 52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183명의 종업원중 영업파트가 그만큼 비중이 커진 셈이다.

신대양제지와 대양제지의 경우는 경영을 통합관리하는 독특한 운영체제로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와 퇴계로에 각각 있던 서울사무소를 서초동으로 통합하고
영업과 해외마케팅에 공동으로 나서 시너지효과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해외에 지역별 판매총대리점제를 채택, 연간 2~3회 해외순방하면서
이들 대리점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영업에 나설 계획.

대양제지의 권혁용회장은 "과거 외국제품이 국내에 발붙일수 없도록 하는
방어적 의미의 국제경쟁력 강화에서 벗어나 이제는 해외시장공략에 적극
나서는 공격적 의미의 대외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다.

이밖에 문구업체인 바른손은 올들어 모든 제품을 주요수요층의 연령별로
분류하고 조직을 크레아트사업부 꼬마또레사업부 등 7개 사업부와 필기구팀
영업팀 등 40개팀제로 나눴다.

이에 따라 결재라인이 축소되고 최고의 평점을 받는 사람이 팀장을
맡도록 하는 등 능력위주의 인사정책으로 영업력을 제고시키고 있다.

보루네오 동양강철 등 6개 가구업체의 경우는 컨소시엄구성으로 수출부진
타개에 나선 케이스.

이들 업체는 지난 6월말 해외시장 전문법인인 "하나로컨소시엄"을 설립,
리비아에 15만달러어치를 수출한데 이어 2차수출을 협의중이다.

또 100여개업체로 구성된 신발조합도 지난 7월 해외영업팀을 신설,
공동브랜드인 "귀족"의 수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기협중앙회의 한기윤 경제조사부장은 "중소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중소기업경영의 어려움이 과거 자금난에서 이제는 판매부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중소기업의 영업강화와
조직개편바람은 더욱 확산될 것같다"고 덧붙였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