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순 < 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

우리나라 금형산업은 94년 처음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데 이어
작년에는 3억1천5백24만달러를 수출하고 2억6백8만달러를 수입하여
약1억1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였다.

국제금형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제4위의 금형생산국이나 주로 범용금형 위주로 생산하고 있으며
고급금형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금형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80년의 0.3%에서 그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여 작년에는 4.8%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일본의 62%에 비해
크게 낮으며 플라스틱금형이 전체 수출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일본은 프레스금형 및 플라스틱금형이 각각 44%,39%를 차지해
수출품목의 다변화를 실현하고 있다.

금형의 가격경쟁력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인
플라스틱 금형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와 일본간의 가격차이가
상당히 줄어들고 있다.

92년의 1백(한)대 1백60(일)에서 금년에는 1백대 1백30으로 대일
가격우위폭이 축소되고 있는데 이것은 금형산업의 인건비 비중이
높아 같은 기간동안 우리나라는 임금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에 일본은 엔고 대응을 위한 부품의 표준화 확대와 설비의 효율적인
활용 등 비용절감 노력을 적극적으로 전개한데 주로 기인한다고 하겠다.

품질경쟁력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금형의 기술수준은 일본 등
선진국의 70%에 불과하여 자동차 등에서 사용되는 초정밀 대형금형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일반 성형용 금형이나 아연 다이캐스팅 금형의 기술수준은 선진국의 85%
수준인 반면 초정밀금형 특수사출금형 복합금형 마그네슘 다이캐스팅금형
등의 기술수준은 일본의 60%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본 금형산업의 경쟁력 원천은 품질 및 기술수준, CAD/CAM 에서
CIM에 이르는 자동화,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설비투자력 및 기술기반이
튼튼한 업계 구조를 들 수 있다.

CAD/CAM에 의한 설계와 전용 CNC공장기계에 의한 가공이 보편화되어
있으며 CIM을 통한 일관생산시스템이 적극 도입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현재 CAD/CAM을 이용한 설계가 전체의 20%에
불과하며 정밀가공기계의 보급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생산성지표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금형산업의 생산성은 일본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본의 종업원 1인당 매출액 및
부가가치가 각각 14만달러, 9만달러인 반면 우리나라는 6만달러, 3만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와 더불어 금형가공에 소요되는 시간도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긴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금형가공소요시간이 소형의
경우 약 3.5일, 중형의 경우 4.5일, 대형의 경우 7.5일 정도 긴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우리나라는 금형 및 부품에 대해서 KS규격과 단체규격이 총
60종 제정되어 있는 반면 일본은 단체규격 위주로 96종이 표준화되어
있다.

절대적인 투자규모에 있어서도 일본에 비해 우리가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만 하더라도 일본의 총투자규모는 3억6천만달러로 우리나라의
2.4배에 이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