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한승수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이 최근 공.사석에서
가톨릭교리의 핵심인 "고통의 신비"론을 자주 인용하고 있어 이채.

한부총리는 지난 7일 오전 KBS정책진단 프로그램에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고통의 신비"에 관해 언급한데 이어 각종 사적 모임에서도 매번 설명.

가톨릭에서 말하는 "고통의 신비"는 예수탄생(영광의 신비)이후 십자가에
못박히는 등의 고난과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다음엔 부활.승천(환의의
신비)이 이어진다.

한부총리는 "고통의 신비"에 대해 "한 가정에 어려운 일이나 시련이
닥쳤을때 가족들이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로 어려운 일을 함께 나누면 가정은
다시 화목해지고 더욱 발전한다"며 "국가도 마찬가지로 매우 어려운 위기에
처해 있는 요즘 국민들이 하나가 되어 고통을 분담하면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

그는 또 "우리 민족은 지금보다 더 어려웠던 60년대의 보릿고개나 70,
80년대의 1,2차 석유위기를 모두 고통분담의 자세로 이겨냈다"며 "지금의
위기도 고통분담을 통해 충분히 극복해 낼수 있다"고 강조.

이에대해 재경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 9.3경제대책에서 국민들에게 "앞으로
1년간 고통을 분담해 달라"고 요구한 한부총리가 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고통의 신비"란 교리를 인용하는 것 같다"며 "한부총리는 지금 우리사회
에서 가장 필요한게 국민들의 고통분담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