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최대의 발명품중의 하나가 전화이다.

직접 만나거나 편지 외에는 의사를 소통할 방법이 없던 인류에게 전화는
먼거리에서도 바로 옆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대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전화기의 보급이 급속히 늘어나고 PC통신처럼 전화선을 이용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발달함에 따라 전화를 이용한 기업들의 마케팅기법도
덩달아 발달하고 있다.

이른바 전화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거나 고객을 관리하는 "텔리마케팅"이나
"통신판매"가 그것이다.

최근에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전화 팩스 또는 PC통신을 통해 상품안내를
하는 "온라인 자동광고"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사람이 직접 전화를 걸어 상품구매를 권유하는 기존의
텔리마케팅에 비해 설득력이나 인간적인 맛은 떨어지지만 컴퓨터가 모든
일을 진행하기에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소프트마트는 94년말부터 PC통신 천리안을
통해 자동으로 제품소개서를 개별 통신사용자에게 보내주는 신종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전자우편을 통해 새로운 제품이 나왔음을 알리는 것이다.

인터넷 홈페이지나 PC통신 화면에 게재한 광고가 신문광고와 같은 원리라면
전자우편은 신문지 사이에 끼워서 배달하는 전단과 비슷하다.

광고를 보내는 대상은 50만 천리안가입자중 컴퓨터가 자동으로 선택한
20만명이다.

고객이 전자우편을 받기 싫어하면 대상명단에서 삭제된다.

한번 광고서비스를 시작하면 이틀가량 대형 컴퓨터가 정신없이 돌아가야
하지만 특별히 사람이 할 일이라곤 없다.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에 의해 컴퓨터가 자동으로 개별 통신사용자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광고전단을 보내주기 때문이다.

운영자는 가끔 전화가 끊어졌는지 등 통신상의 애로점만 점검하면 된다.

비용 역시 건당 20만원가량 드는데 전화료가 대부분이다.

이 회사는 현재 한달에 5번 정도 전자우편 광고를 통해 자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소개하는데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는 타사제품에 대한 광고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예상하고 있는 광고수수료는 건당 1백만원선.

고정계약을 맺을 경우 건당 70만원선까지 할인해 줄 계획이다.

소프트마트의 박창범사장은 "인터넷 등에선 전자우편을 통해 개별 통신
사용자들에게 상품광고를 하는 회사들이 상당수 있다"며 "국내 PC통신
사용자의 경우 ID의 도용이 많고 신상자료를 공개하는 것을 꺼려 정확한
소비성향을 가늠하기가 힘든 것이 한계점"이라고 말했다.

통신사용자의 대부분이 젊고 컴퓨터에 익숙하다는 일반적 특성은 있지만
이들을 나이 직업 거주지 소비성향 등 특정타켓으로 세분화하기엔 아직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회사는 전자우편광고를 상업화하기 위해선 먼저 고객들을 소비성향에
따라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작업에도 나설 예정
이다.

서울의 한 백화점은 최근 컴퓨터를 이용한 온라인광고를 시도했다.

컴퓨터가 인근지역에 사는 소비자를 무작위로 추출하여 전화를 건뒤 세일
안내를 한 것이다.

소비자가 전화를 받으면 컴퓨터로 합성된 음성이 "00백화점에서 제공하는
세일행사안내입니다. 계속 들으시려면 1번, 아니면 2번을 눌러 주십시오"
라고 안내한 뒤 1번을 누를 경우 계속 쇼핑정보를 전하는 식이다.

광고업협회 하행봉차장은 "컴퓨터가 무작위로 전화를 거는 자동광고의
경우 소비자들의 사생활을 침범할 소지가 있다는 도의적인 책임은 있지만
법적인 문제는 없다"며 "판매자가 실소비자에게 1대1로 직접적인 광고효과를
낼 수 있고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방식의 광고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