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멋진 옷과 핸드백,구두의 적절한 배합이 전부라고 여겼던 패션꾸미기에
파격과 전위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코걸이 발가락찌 문신스티커등 기존 패션개념을 뛰어넘는 과감한
액세서리들이 새로운 패션영역으로 떠오르면서 10대들을 겨냥한 각양각색의
패션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노출이 심한 여름철을 맞아 아크릴 메탈 비닐등 각종 첨단 소재를
사용한 이색액세서리들이 멋쟁이들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장식하고 있다.

성신여대앞 한 액세서리가게.

가방을 멘 10대 소녀들이 빼곡이 몰려 발찌 고르기에 정신이 없다.

이들이 주로 집는 것은 은은한 14K금이나 은제품이 아니라 빨갛고 파란
큐빅소재의 "튀는 제품"들이다.

발찌정도는 여성들에게 이미 일반화된 액세서리에 속한다.

큰 사이즈의 반지를 발가락에 끼우는 발가락찌, 매니큐어를 발톱에 발라
멋을 낸 페디큐어도 샌들멋쟁이가 되려는 젊은 여성들이 시도하는 아이템들
이다.

패션의 소외지역이었던 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쁘렝땅백화점
액세서리코너에서는 7월들어 발영양크림 발스프레이등 발피부를 매끄럽게
가꿔 주는 보호상품들이 없어서 못팔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발뿐이 아니다.

무소매옷을 입을때 훤히 드러나는 팔을 장식하는 문신스티커도 10대
남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간편하게 피부에 붙이면 문신과 같은 효과를 내는 스티커문신은 별모양
하트모양 만화캐릭터등 디자인이 다양한데다 새끼손톱보다 작은 크기에서
손바닥만한 크기까지 자유롭게 골라 붙일 수 있다.

머리카락도 "성역"은 아니다.

과감한 헤어스타일에 염색은 기본이다.

머리전체를 갈색으로 물들이는 염색은 벌써 "한물간" 것에 속한다.

빨강 초록 오렌지 파랑색등 원색의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부분염색이
신세대들의 머리를 물들이고 있다.

압구정동 율리아나헤어포인트의 박재영원장은 "젊은 고객중 제머리색
그대로인 경우는 거의 없다"며 "특히 요즘에는 한가지색이 아니라 다양한
색으로 무지개식 컬러링을 하는 게 유행"이라고 말한다.

뚫는 귀고리를 2,3개이상 하는 것은 물론 코를 뚫어 코걸이를 한 모습도
가끔 눈에 띈다.

컬러렌즈 형광안경테 호출기용백을 차고 다니는 모습도 보인다.

새로운 소재나 아이디어로 변화를 준 패션잡화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비닐과 아크릴등 투명소재가 인기를 끌면서 투명백, 아크릴샌들
에 이어 투명패션시계가 액세서리매장을 휩쓸고 있다.

이같은 패션액세서리들은 유통망을 여럿 가진 대형메이커보다 소량생산의
제품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유행에 빠르게 대처한다.

루비나 비취 부니엘 아놀드바시니등 규모가 큰 액세서리브랜드들도 이같은
패션경향에 맞춰 파격적인 디자인 제품들을 많이 내놓고 있다.

이신우콜렉션의 임지혜디자인실장은 "요즘 신세대들은 손에 들고 몸에
걸치는 모든 것을 패션화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면서 "기존의
틀에서 감히 생각지 못했던 파격적인 패션제품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
이라고 밝혔다.

< 권수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