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황에 대한 진단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일반국민들은 경기하강을
본격 체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기하강으로 가계생활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29일 "가계생활지수조사" 보고서를 통해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는 경기체감지수가 지난 3월의 55.37에서 6월엔 53.35로 떨어져
시민들이 경기위축을 본격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체감지수란 전국의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한 가계생활지수
조사항목의 하나로 조사시점을 기준으로 이전과 이후 1년동안의
경기변화에 대한 평가와 예측에 대한 응답을 토대로 지수화한 것이다.

지수는 1백을 기준으로 1백이 넘으면 긍정적인 평가를,1백이하면
부정적 평가로 분류된다.

체감경기,소득,서비스소비,내구재소비등의 지수를 가중평균한 가계생활지수
도 지난 3월의 100.82보다 낮은 98.74를 기록,경기하강의 여파가
일반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가계생활지수가 지난해 12월의 99.33에서 지난 3월 100.82로
다소 상승한 것은 1.4분기동안 공공투자의 급증에 따른 일시적인
기대효과였던 것으로 분석했다.

소득계층별로는 월평균가계소득이 70만원이하인 저소득 서민층의 경우
가계생활지수가 79.12로 가장 낮게 나타난 반면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높아져(월소득 1백만원이상은 지수 100이상) 서민들의 경기하강
체감정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 가계생활지수는 무직.퇴직자가 84.82로 가장 낮았으며 자영업자(88
.90)와 생산직(93.53)에서도 경기하강에 따른 어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사무직(111.58)판매서비스직(101.60)자유.전문직(100.58)등은
지수 1백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예측지수는 지난해 12월 98.40에서 올 3월 107.06으로 높아져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6월현재 99.10으로 다시 하강해
경기에 대해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가전제품의 구매수요에 대한 조사에서는 그동안 선두를 고수했던
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 반도체시장의
향방이 주목된다.

컴퓨터의 경우 지난해 12월 29.9%,올 3월 23.0%에서 이번 6월의
조사에서는 17.5%로 나타났다.

반면 냉장고의 경우는 같은 기간동안 각각 21.3%,20.4%,25.4%로
안정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구매조사에서는 중형 신차에 대한 수요가 42.9%로 소형
신차의 26.5%를 크게 앞질러 중형차에 대한 선호도가 계속 높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영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