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그룹의 삼보지질인수가 백지화됐다.

15일 신호그룹과 삼보지질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이달초 양사 대표가
합의한 신호의 삼보지질인수를 백지화했다.

이와관련 신호그룹은 기업실사를 위해 파견했던 인수팀 관계자 전원
을 철수시켰으며 삼보지질 역시 백지상태에서 인수기업을 다시 물색키
로 했다.

또 삼보지질도 일부 계열사의 재산보전관리인을 신호그룹 간부로 교체
한 것을 다시 삼보지질측 사람으로 재교체키로 했다.

신호의 삼보지질인수가 무산된 것은 인수합의후 즉각 지원키로 했던
운영자금공급이 차질을 빚은데 주요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보측은 부도이후 체불된 본사및 계열사의 임금지불용 운전자금 수
십억원을 우선 신호측에 요청했고 지난주초까지 신호가 이를 지원키로
약속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아 인수합의가 깨졌다고 밝혔다.

삼보의 대주주인 강병산사장은 "신호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자 직원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이로인해 신호와 관계가 냉각돼 원점에서 인수기업을
다시 찾게 됐다"고 밝혔다.

신호그룹은 이순국회장이 운영자금 지원을 약속한뒤 곧바로 이를 직원
들에게 이행토록 지시해놓고 해외업무로 출국했는데 직원들의 업무처리
과정에서 일이 지연되면서 약속을 제때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호는 삼보가 약속불이행을 이유로 인수업체로 타사를 물색하겠다고
밝히자 곧바로 인수팀을 철수시켰으며 삼보 인수에 더이상 관심을 갖지
않겠다고 밝혀 신호가 재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풀이된
다.

신호의 이회장과 삼보의 강사장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갖고 신호의
삼보인수합의를 발표했었다.

삼보지질은 국내최대 지하토목기초공사(보링 그라우팅)업체로 올1월
부도를 냈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