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지향경영(INWARD MANAGEMENT)에서 외부지향경영(OUTWARD MANAGEMENT)
으로"

박운서신임사장이 취임한 이후 한국중공업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외부지향경영"도 박사장이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3년 연속흑자로 기초체력을 다져진만큼 이젠 방어적 자세에서 벗어나
공격적 경영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

사실 한중내엔 "언제 민영화될지 모르는데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박사장이 온뒤엔 달라졌다.

박사장이 먼저 공격적 자세를 취하고 나섰기 때문.

한중 관계자는 "박사장이 주요그룹 회장들에게 취임인사차 전화를 하면서
세일즈활동을 벌이는등 적극적 경영의지를 보이고 있어 임직원들도 언제
무슨 "벼락"을 맞을지 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산부차관시절 "타이거 박"으로 이름을 날린 박사장은 취임한지 보름도
안돼 한중의 분위기를 이렇게 바꾸어 놓았다.

박사장은 취임후 맨먼저 "21세기를 향한 신바람 경영기획단"을 설치했다.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신바람나는 직장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도 급선무
라고 판단, 이 기획단을 통해 각종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는 "공개경영.민주경영.대화경영"을 모토로 내걸고 각종 회의에서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발언을 유도하는 등 토론을 활성화시켰다.

이른바 "신풍운동"이다.

박사장은 2001년엔 올해보다 4배 늘어난 10조원의 매출을 달성, 한중을
세계5위의 발전설비업체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앞으로 5년간 연평균 30%씩 성장해야 하는 것으로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52.8%인 점을 감안할때 충분히 달성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경영혁신과 사업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한중의 기술및
가격경쟁력이 민간기업에 비해 취약한데다 내년에 발전설비시장이 개방될
경우 외국의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
되고 있다.

박사장의 "신풍운동"이 한국중공업의 위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 이의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