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동아그룹회장이 3일 대한건설협회회장 취임을 계기로 다시 그룹내의
업무를 챙기기 시작했다.

최회장은 그동안 동아건설의 리비아현장을 비롯, 유럽과 오세아니아
동남아등지를 종횡무진하며 직접 영업 일선에서 뛰어온 대표적인 현장파
총수.

지난해만해도 1년중 10회 출장을 통해 1백여일을 해외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해외 현장뿐만 아니라 그룹의 경영전략구상과 대외
업무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그룹 관계자가 전언.

아닌게 아니라 최회장은 실제로 3일부터 집무실에서 회의를 주재하는등
전형적인 그룹 총수의 모습을 보 였다.

이에 따라 최회장은 우선 해외출장일수를 연중 1백일미만의 2자리수로
줄일 계획.

그나마도 건설협회나 역시 회장으로 있는 기업메세나협회관계업무와 관련한
일정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에컨대 오는 5월초 일본에서 열리는 메세나국제회의에 참석, 문화계
인사들과 접촉키로 한 것도 세일즈를 떠난 "공무수행"이라는 설명이다.

그룹 관계자는 "최회장이 이왕 팔을 걷어붙이고 대외업무를 챙기는 김에
이사로 있는 2002년 월드컵축구유치위원회나 전경련부회장 경총부회장
일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장의 이러한 변신을 "호위"할 그룹의 움직임 또한 부산하다.

기획조정실은 별도 팀을 가동, 공식 활동을 보좌키로 했다.

동아건설과 대한통운 동아생명등 계열사들도 자율 경영체제를 한층 공고히
하면서 회장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방침.

어쨌든 성수대교붕괴와 한전수뢰사건 비자금사건등으로 위축돼 왔던
최회장의 새로운 변신에 재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심상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