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업체들의 해외현지공장 신설 또는 증설이 올들어 크게 늘고 있다.

올들어 해외공장을 신규로 설립한 전자부품업체가 10개회사에 달하고 있고
기진출업체들이 설비를 증설하는 등 해외진출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또 지난 93년부터 불기 시작한 전자부품업체들의 해외공장건립바람이
주로 중국에 치우쳤던데 반해 최근들어서는 미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지로 다변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스위치류및 리모컨업체인 경인전자가 중국천진과 심천에 이어 멕시코에
월15만개규모의 현지공장을 설립, 오는5월에 본격가동에 들어가며 코드류
업체인 한국KDK도 멕시코에 공장을 마련하고 월50만피스의 파워서플라이
코드를 오는 4월부터 본격 생산한다.

카앰프및 스테레오업체인 그로리전자는 중국하북성에 합작공장을 최근
완공, 월1백만달러어치의 카앰프생산을 시작했고 플라스틱전자부품업체인
대동전자도 중국광동성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각각 추가현지공장을 마련,
4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PCB(인쇄회로기판)업체인 새한전자는 미국LA와 중국천진에 현지생산법인을
설립, 올해안에 가동시킬 예정이며 대덕산업역시 올상반기내에 중국천진공장
을 착공할 방침이다.

또 대덕전자와 SVR(인공위성수신기)업체인 대륭정밀은 필리핀에 PCB생산
합작공장인 "대덕필리핀"을 설립, 오는8월께 착공해 내년초 완공키로 했다.

이밖에 스위치류업체인 제일물산 한국전장 한육전자등도 중국현지공장의
설비를 대폭 확충했다.

전자부품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인건비 원자재등 각종 비용측면에서
유리한 현지공장을 두지 않고서는 저가공세를 펴고 있는 개도국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릴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전세계 가전메이커들의 생산기지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멕시코등으로
이전되고 있고 삼성전자 LG전자등 국내세트업체들역시 생산량의 절반이상을
해외에서 제조하고 있어 부품업체들의 해외진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일부 부품 업체들은 해외에 국내가전업체들과 동반진출한 후 현지진출
외국세트업체들에 납품을 비롯 현지에서 유럽등지로 직수출하는 월드마케팅
을 적극 구사하고 있다.

지난92년 중국심천공장을 가동, 홍콩을 통해 중국현지시장을 공략해온
경인전자는 오는5월께 멕시코 티구아나시 1천7백평부지 건평 8백평규모의
공장을 가동해 미국등지로 부품을 수출할 계획이다.

중국천진공장은 중국북부지방과 현지진출국내업체에, 멕시코공장은 외국
업체에 리모컨 스위치등을 공급하는 생산기지로 각각 특화한다는 전략이다.

한국KDK는 멕시코 멕시칼라지역에 파워서플라이코드공장인 "코펙"을 설립
하고 현지진출한 삼성전자등 국내대기업과 일본소니사등에 납품하고 있다.

회사측은 세계화 추세에 맞춰 인건비 물류비절감등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공장을 마련케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광동성과 인도네시아에 추가공장을 마련, 7개의 해외공장을
거느리고 있는 대동전자는 현지진출 소니 히타치 마쓰시타등 일본세트메이커
에 전자기기용 플라스틱사출물을 납품키로 했다.

경인전자의 이승만전무는 "전세계적으로 가전완제품생산기지와 수요처가
동남아등지로 이전되는 추세여서 부품업체 역시 이를 쫓아갈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경쟁국인 개도국에 비해 국산품의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현지
공장설립으로 코스트를 줄인다면 해외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