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회사들이 국내 조선소들의 중소형 선박건조 기피로 일본과
중국업체들에 선박을 발주,수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안에 국내 선사들은 국적취득조건부나용선(BB
CHP)자금으로 총 32척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중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도입할 수퍼 컨테이너선들을 제외한
10만t급 이하의 중소형선 27척은 대부분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 대우 삼성 한라 한진중공업등 "빅5"조선소를 비롯,대동조선
대선조선 신아조선등 중형조선소들이 대부분 중소형 선박 건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선사들은 주력 선종인 7만t급 벌크선과 1천6백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가 1TEU)급 컨테이너선등 중소형 선박을 일본의 나무라조선,중
국의 상해조선등 중소형 전문 조선소에 발주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국내 조선소들이 중소형선박 건조를 꺼리는 것은 각 조선소의 설비확대로
중소형급의 선박배치가 어려운데다 선가가 낮아 채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대선조선과 신아조선의 경우 야드와 도크의 규모상 6백TEU급
컨테이너선과 2만t급이상의 선박건조가 불가능한 점등 소형조선소의
영세성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중형급 전문조선소였던 대동조선이 이달말 부산 영도 야드에서
진해조선소로 확장,이전하면서 2만~4만t급 선박 수주를 꺼리고 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소들의 경쟁적인 몸집키우기로 조선강국인
한국의 선사들이 되려 중소형선박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중소형선박의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게되면 대형선박수송에
연계하는 종합물류시스템에 이상이 생길 우려가 크므로 국내에 중소형
전문조선소를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심상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