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채는 어느수준인가.

위험한 규모는 아닌가.

세계은행은 지난 12일 우리나라 총외채가 94년말 현재 5백45억달러로 세계
10위권이라고 밝혔다.

우리정부의 통계로는 5백68억달러다.

이를 기준으로 할때 외채는 작년 6월말 7백2억달러로 6개월만에 1백34억
달러 늘어났고 연말에는 7백80억달러선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정도 외채는 우리나라 경제능력으로 충분히 "관리가능"
하다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작년 6월말 GNP(국민총생산)대비 총외채비중은 16% 수준으로 외채사정이
나빴던 85년의 51.4%보다 크게 감소했으며 순외채의 대GNP비중도 39.0%에서
4%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는 것.

외채상환능력에 대한 평가기준이 되는 외채상환부담율(Debt Service
Ratio)도 85년 22%에서 6.2%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외채가 아직도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멕시코(32.7%) 브라질
(24.4%)등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낮은 비율이다.

미국등 주요 선진국의 예에서 볼수 있듯 한 국가의 경제와 대외교역규모가
커지고 외환.자본자유화가 확대되면 외채증가는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이란
설명이다.

재정경제원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외채수준은 점차 건실한 방향으로 개선
되어 왔다"며 "지난해 방한했던 IMF(국제통화기금) 자문단이 한국의 외채
문제를 걱정하는 것은 기우라고 얘기했을 정도"라고 밝혔다.

국제적인 신용평가회사인 S&P사가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등급 격상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외채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상반기중에만 경상수지적자
가 60억달러에 이르는등 연간 88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외환 및 자본
거래자유화로 무역신용이 크게 늘어났으며 <>경기활황으로 기업들이 자본재
도입을 위한 외화대출용 해외차입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외채가 급격히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필요이상의 외채증가를 막기위해 중장기적인 경상수지적자개선방안
과 과도한 해외차입 억제방안마련이 시급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