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영혁신프로그램이 참 많다.

리엔지니어링 벤치마킹 품질경영등 엇비슷한 경영기법들이 속출한다.

그러나 이들 기법은 현실에 맞지 않다는 것이 국내업계의 한결같은
평가다.

김근배성우산업사장(51)은 "이들 기법은 미국식이거나 일본식이어서
우리나라의 기업현실과는 맞지 않는측면이 많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여건을 감안, 한국경제신문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최근 선진국에서
개발한 BPR, 다운사이징, CC, 토털품질관리, JIT, 비전마킹, TQM, TQC 등
여러기법과는 차별화된 현장경험방식을 개발, 채택했다.

이 리팩토리방식은 지금까지의 경영학이론에 나오는 관리기법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자동차와이퍼를 생산하는 경창와이퍼는 공장자동화를 비롯 ISO9000획득
등은 꼭 리팩토리기법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자체 기술진과 사설지도기관의
경영지도로 충분히 확립했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 "빅3"에 고정납품을 하기 위해서는 품질과 납기면에서
기본적인 경영혁신전략에 대한 보고사항이 필요했다.

협력회사로 등록을 하는데 경영혁신을 실시했다는 확실한 프로그램을
제시해야만 했다.

이미 경창와이퍼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기업진단및 공정개선프로그램을
도입, 공장설비의 레이아웃이나 배치등은 개선해놓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경영기법인 인사조직관리와 재무관리 마케팅 등에
우수한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사실 이들 항목은 교과서적인 경영개선만으로는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항목이다.

박규일호서대경영학과교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 가운데는 정해진
사규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 놀랐다"고 말한다.

결근자에 대한 처벌, 승진연한, 회의규칙 등이 회사의 규정으로 확립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예상외로 많다는 것이다.

"너무나 가족적인 분위기로 회사를 경영하다보니 특별히 규정이
필요없었다"라고 답변하는 사장도 많다.

8명이 함께 사는 가족은 가족규정이 따로 없어도 유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8명을 고용하고 있는 소기업은 인사조직관리에 대한 분명한
규칙이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규정이 없으면 경영의 효율성은 무너진다.

한국경제신문과 중진공이 개발한 리팩토리기법 가운데 경영혁신부문은
3가지분야로 나뉘어진다.

<>인사조직관리 <>재무관리 <>마케팅 등이다.

인사조직관리분야는 지금까지 자본과 경영이 얼마나 분리되어 있느냐는
등의 교과서적인 평점은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이에 비해 근태관리, 교육훈련, 업적평가에 대한 기준이 얼마나
명확한가를 확실히 평가하도록 규정한다.

영세기업의 경우는 임금관리에 기준을 설정해놓지 않은 경우가 예상외로
많다.

"아무리 인원이 적더라도 임금관리는 법규화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것이리팩토리팀의 간절한 권고이다.

따라서 임금수준 직급간격차 제수당 상여금 성과급 인사고과 등을 사장의
기분대로 평가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또 경영학에서 말하는 문서관리는 기록의 효율성을 말하는 것이지만
리팩토리의 문서관리는 사원들중에 문서에 기록하지 않은 돈을 빼돌리지
않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중점사항이다.

중소기업사장들이 경리사원만큼은 여전히 친인척을 쓰는 이유는 혹시나
자금을 밖으로 내돌리지 않을까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구매담담이나 영업사원 회계사원등이 돈을 빼가는 바람에
회사가 흔들리는 사례가 수없이 많다.

일반경영혁신기법에는 이러한 사항이 검토되지 않는다.

그러나 리팩토리는 이같은 현실적인 재무관리도 체크포인트가 된다.

너무나 현실적인 경영혁신의 기회를 마련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