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을 수행,동남아 순방길에 나섰던 대기업그룹 총수 등 경제인
들이 싱가포르에서 모처럼 만의 "단합 여흥모임"을 가진 것으로 5일 알려졌
다.

이 모임은 김석원쌍용그룹 회장이 주최하는 형태로 지난 27일 저녁 현지
노래방에서 30여명의 경제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는 것.

김회장이 모임을 주선한 것은 쌍용건설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63층짜리
호텔(웨스틴 스탬포드)을 싱가포르에 건축,이 나라와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데다 지난달 15일 전경련 부회장에 선임된 데 대한 "취임턱"을 위해서
였다고 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30여명의 경제인들은 "연장자 그룹"과 "연소자 그룹"으로 나뉘어 두개의
노래방에서 마음껏 회포를 푸는 시간을 가졌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경제인들은 대부분 4~5곡씩 노래를 부를 정도로 모처
럼 흉금을 털어 놓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나눴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모임에는 특히 구본영대통령 경제수석 비서관이 김회장의 초대를 받
아 동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지난달 김대통령과 30대 대기업총수들간의
"청와대 칼국수 회동"이후 조성된 정부와 재계간의 화해 분위기가 지속되
고 있음을 엿보게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모임에 참석했던 재계 인사는 구수석이 "지금까지 이렇게 흥겹게 놀
아본 적이 없다"며 "이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서울까지 연장해 정부와
재계가 힘껏 손잡고 경제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보자"고 당부했다
고 전했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