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인도순방이 거둔 가장 커다란 성과로는 우리나라가 인도와
''21세기를 향한 미래지향적 동반자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같은 동반자관계는 무역및 투자확대를 의미한다.

정부관계자는 이를 뉴델리~서울간 ''신실크로드의 개통''이라고 표현했다.

김대통령과 라오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오는 2000년까지 왕복 교역량을
50억달러로 늘리고 상호 투자규모를 30억달러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합의한
것은 이같은 동반자관계의 구체적인 목표제시인 셈이다.

지난해 양국의 교역량이 19억달러, 우리나라의 인도투자가 2억5천만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야심찬 계획이다.

그만큼 양국은 경제의 상호보완성으로 인해 주고 받을 수 있는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도의 우수한 기초과학기술, 풍부한 노동력과 한국의 제조기술, 경영능력
을 합쳐 상호보완성에 기초한 경제적 동반자관계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한국과 인도가 문화적 역사적으로 매우 친밀한 관계를 갖고 있고
인도의 개방정책과 한국의 세계화 개혁 개방정책이 최근들어 맞물리고 있다
는 점도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양국정상은 동반자관계의 구축을 위한 실천방안으로 정부간 공동위원회를
설치키로 합의하고 문화교류시행계획서에 서명했다.

공동위원회는 양국외무장관을 수석대표로 하고 매년 개최, 정치 경제 문화
등 제반분야에서의 실질 협력관계를 증진시키는 중심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도방문성과로는 또 인도의 사회간접자본정비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거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인도는 열악한 상태인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을 위해 8차5개년계획기간
(92~97)동안 총 1천3백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기업의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따라서 발전소 통신 도로등의 분야에서 한국기업의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방문기간중 체결한 투자보장협정은 이를 적극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장치이다.

인도정부가 외국인 1백% 직접투자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태도를 바꿔 지난
20일 현대그룹의 자동차분야에 11억달러, 삼성의 종합전자단지조성에 6억
3천만달러의 투자를 전격 승인해 준것도 양국간에 무르익고 있는 이러한
경협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인도에는 현재 대우를 비롯한 77개 한국기업(현지합작법인 41개, 지사
31개, 은행및 증권 5개)이 진출해 있다.

투자업종별로는 전기.전자 화학.의약품 기계.금속 섬유.완구등 제조업에
치중돼 있으며 특히 자동차분야에서는 대우 현대를 중심으로 대규모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뭄바이에 한국총영사관을 설치하기로 합의한 것도 성과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기업의 절반정도가 뉴델리에, 나머지는 뭄바이에 거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총영사관설치는 우리정부가 지난 78년부터 꾸준히 추진해 왔으나 인도측의
소극적인 반응으로 실현되지 못한 하나의 숙제였다.

인도방문의 정치적 성과로는 외교무대에서 협력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인도는 비동맹주도국으로서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이 강한 편이다.

한반도긴장완화와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인도의 측면지원은 유엔등 국제
무대에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인도가 원하는 APEC(아.태경제협력체)가입을 지지하기로
약속했다.

결국 김대통령의 이번 인도방문은 새로운 태평양-인도양시대를 열기 위한
양국의 정치.경제적협력기반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 뉴델리=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