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착공된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가 기반시설 부족, 기업체들의
외면에따라 반쪽공단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같은 국가지정공단으로 조성중인 군장국가공단이나 부산의 녹산공단
등에 비해 턱없이 낮은 국고지원과 무관심으로 내년에 착공예정인 2단계
조성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말뿐인 첨단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것이다.

광주첨단단지는 광주시 광산구와 북구 일원에 1단계 2백98만평과 2단계
2백88만평 등 모두 5백86만평으로 지난 92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오는
97년 1단계 사업이 끝나면서 2단계 조성공사를 착공, 오는 2001년 완공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첨단단지가 본격가동되면 오는 2001년에는 대기업체와 중소협력
업체 등에서 3만명의 고용효과와 전기.기계분야 매출액 10조원 등 지역
경제에 큰 활력이 될것으로 전망, 기대에 차있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내년말 완공을 앞둔 1단계 조성사업의 전체 공정률면에서는 84%를 보이고
있으나 용지분양실적은 총분양면적 1백67만4천평중 74만5천평으로 44.5%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공장용지는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분양률이 저조했으나 지난해 3월 분양가를
조성원가의 절반수준인 28만6천원으로 인하하는 조치로 64%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고 1만2천5백가구가 입주하게될 주거용지는 30만5천평중 25만
8천평이 분양돼 85%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종합정보통신센터 연구개발지원센터 등 행정편의를 위한 각종
시설과 호텔 백화점 등이 들어설 상업용지의 분양률은 7%에 그치고 있고
연구.교육시설용지의 분양률도 19%에 머물러 첨단단지의 핵심기능이 어려운
형편이다.

완공을 눈앞에 둔 현실에서 이같은 저조한 분양실적은 첨단단지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국책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첨단과학산업단지가 기업체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소극적인 투자지원에 따른 높은 분양가, 기반시설의 미비
등 여러 요인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특히 첨단과학산업단지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과연 있는것인지 현지에서는 의문을 품을 정도로 지원이
미미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는 국.공립연구소를 적극적으로 첨단단지에 입주시켜 민간연구
시설이 뒤따르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나 광주시가 과기원
부지확장을 위해 지난해 예산편성때 지원요청한 38억원에 이어 올해
19억원까지 한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의 새로운 "시각"이 뒤따르지 않는한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 육성은
구호에 그치고 말것이라는 지적은 그래서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 광주 = 최수용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