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렬 코오롱그룹신임회장은 지난 85년 (주)코오롱이사로 뉴욕지사에
근무한 이래 상무 전무등의 직급을 거치며 10여년간 경영수업을 쌓아왔다.

본격적인 그룹 경영활동에 참여한 것은 지난 91년 그룹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부터.

신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학과에 재학중 도미해 아메리카대학
(경영학)과 조지워싱턴대학원(경영학석사)에서 공부했다.

그룹에 발을 디딘후에도 (주)코오롱 도쿄지사근무(86년) 그룹아주본부장
(87년) 등을 거치며 국제적인 경영감각을 익혀 세계화부문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차세대 유망사업에 대한 집착이 남달리 강해 최근 10년간 코오롱의
신규사업은 대부분 그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었다는 얘기가 코오롱그룹에선
정설로 통한다.

실제로 지난 92년 이동통신사업추진위원장 94년에는 그룹국제화전략추진위
원장을 맡아 그룹의 신규사업과 국제화를 선도해왔다.

그동안 코오롱정보통신 설립, 제2이동통신(신세기통신)참여, 유통업체
로손인수, 문화예술채널 A&C코오롱 설립 등은 그가 제안해 이루어낸
일들이다.

자신이 맡을 "21세기"를 일찌감치 준비해온 셈이다.

이회장은 국제화감각과 사교술이 뛰어나 "국경없는 세계화시대"에
걸맞는 신세대 오너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그는 "미국유학-일본기업현장연수"라는 재벌후계자의 전형적인
교육코스를 밟았다.

국제화감각을 익힐 기회가 많았다는 얘기다.

유학과 지사근무등 미국 생활 10년동안 그는 상류사회모임에 자주
참석했었다.

댄 퀘일전부통령, 샘넌 상원의원, 랄프 하딩 상원의원, 영화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이 그가 골프도 같이 치고 카드놀이도 함께 했던 "친구"
들이다.

이같은 세련된 사교술은 국내에서도 그대로 발휘됐다.

기업총수들이 대를 이어 회원이 되는 모임인 "YPO(Young President
Organaization)"에도 자주 참석한다.

"격이 맞지 않는" 사람들도 자주 만난다.

오후 6시에 퇴근하지만 이런 저런 약속 때문에 새벽 1시에 귀가하면
빠른 편일 정도다.

모임형식은 대부분 술자리다.

한잔도 입에 못대는 이동찬명예회장에 달리 그는 "폭탄주"를 즐겨마신다.

그가 취한 것을 본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한다.

집안에서도 호방한 성격이 아버지 보다는 할아버지(고이원만창업주)를
더 닮았다는 평을 듣는 것도 이 때문이다.

3일밤을 세면서 일하는 때도 많고 놀 때도 진을 빼는 스타일이라
"3박4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래도 어김없이 새벽 5시면 기상하는 천부적인 건강체질이다.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하고 만능스포츠맨이다.

골프는 핸디 2.

당구는 4백점을 친다.

호방한 대신 치밀하지 못한 성격을 고치기 위해선지 취미는 영화감상
요리등으로 섬세한 편이다.

어린 시절 "남들만큼만" 용돈을 주는 아버지와 "재벌아들"이라고
특별대우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갈등도 많았다고.

동남갈포 서병식회장의 외동딸 창희씨(36)와 지난 83년 결혼해 1남2녀를
두고 있다.

<권영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