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한국이동통신의 이동전화설비비반환자금 8천여억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전에 돌입했다.

현재 시중에 공급된 카폰 핸드폰등은 모두 1백80만여대로 한 대당 45만원
(일반가입자)에서 65만원(공공기관및 상장법인)이 반환되면 일시에 8천1백
억원가량의 자금이 휴대폰보유자들에 지급된다는게 은행들의 계산.

이동전화 소유자들이 설비비상환금을 어떤 방법으로 받을지를 내달 5일까지
한국이동통신측에 통보하면 내달 21일부터 24일사이에 자금이 상환된다.

대부분의 개인들이 여러 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어 이들 자금이 어떤
은행계좌로 이체될지 오리무중인 상태.그러나 각 은행들은 일시에 움직이는
자금규모가 엄청난데다 향후 고객확보측면에서도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다양한 유치전략을 펴고 있다.

가장 이동전화보증금유치에 적극적인 은행은 조흥은행과 한일은행.조흥은행
은 그동안 자기 은행을 통하면 편리하다는 내용의 신문광고를 수차례내면서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은행은 또 고객들에게 개별적으로 안내문을 보내는 한편 법인고객들은
각 영업점에서 집중적으로 섭외토록 하고 있다.

한일은행도 고객별로 안내문 발송을 완료하고 62개 한국통신영업소에
단말기설치를 추진하는등 설비비상환금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와함께 제일은행등 대부분의 시중은행들도 각 영업점에 설비비 상환금
확보를 독려하고 있다.

은행들이 이 자금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금규모가 8천억원으로
크다는 점.

자금이 이체되는 계좌가 대부분 금리가 낮은 저축예금이나 보통예금등
요구불예금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비록 이들 자금이 조만간 다른 상품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지만 단기간
이나마 저리의 거액자금을 활용할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입장에서는 단기소액자금이 많이 모일수록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또 이동전화를 소유한 개인의 경우 대부분 일정소득층이상으로 이번에
고객으로 확보하면 향후 다양한 거래를 통해 "큰 고객"이 될수 있을 것으로
은행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법인의 경우 한군데 은행에서 여러대의 이동전화설비비를 반납받으므로
자금규모자체만으로도 적지 않다는 것.

또 한국이동통신자체가 은행의 대형거래처로 이 회사가 전개하는 사업에
적극 협조한다면 향후 자금이체 국제금융등 다른 많은 거래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게될 것으로 은행들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일을 계기로 편리한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면 개인및
법인고객과 한국이동통신에 대한 은행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김성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