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단행된 현대그룹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그룹원로들의 퇴진과 젊은
임원의 대거 발탁이다.

현대그룹 스스로도 "깨끗한 기업.세계1등기업"이라는 그룹의
캐치프레이즈에 맞춰 해외투자와 수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최고경영진의
연령을 대폭 낮춘게 예년과 다른 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로 최연소 임원이 된 인물은 전자의 오춘식이사대우.

오이사대우는 57년생.반도체 생산제품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부장에
오른지 1년만에 다시 이사대우로 승진하는 영예를 안았다.

전남대와 과학기술원을 졸업, 계축전자 박사학위를 갖고 있다.

56년생으로 임원 반열에 오른 사람은 전자의 김영복 현일선, 석유화학의
한수범씨등 모두 3명이며 이들을 포함해 40세 이하의 임원 승진자는
모두 8명.

특히 전자 반도체 제1연구소의 최일현이사대우와 금강개발의
우상근이사대우는 55년생으로 40세가 안돼 "대우"꼭지를 떼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이번 인사에서는 고졸 출신및 대학 중퇴자들이 승진대열에 다수 올라
학력차별을 완전히 없앴다는 평을 듣기도.

강경상고를 졸업한 전자 고객만족실의 여문구부장이 이사대우로
승진했으며 명지대 경영학과를 중퇴한 정유의 홍근표부장이 이사대우로
승진하고 금강개발의 최인식상무는 고졸출신(의정부종합고)으로 전무로
승진하는 영광을 안았다.

<>.여직원의 임원승진은 없었으나 93년 이사대우로 승진한 건설의
권애자이사대우가 이사로 승진했다.

이밖에 조기승진자로는 그룹 전체로 볼때 33명.

전자의 급성장을 반영이라도 하듯 전자가 7명의 조기승진자를 배출했고
상선이 4명, 건설이 4명의 조기승진자를 냈다.

특히 가장 짧은 조기승진자는 9개월만에 이사로 승진한 기술개발의
김정 이사대우.

김이사는 서울대 항공공학과와 과학기술원 항공공학과를 졸업한
박사학위 소지자로 창원공장 연구소에서 신소재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의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사람중의 하나는 정몽규
자동차회장.

그는 정세영명예회장의 외아들이긴 하지만 올해 나이 33세(62년생)인데
다 한번에 두단계나 뛰어올랐다.

정회장은 젊은 나이만큼 추진력이 강하고 결단이 빠르며 새로운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이 나있다.

서울 용산고등학교를 거쳐 부친과 같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회장은 영국옥스퍼드대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88년 현대자동차에
대리로 입사, 90년 이사 91년 상무 92년 전무 93년 부사장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왔다.

그는 부사장 재직시 기획과 자재부문을 맡아왔다.

취미는 운동으로 특히 스키와 사냥을 즐기며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활달한 성격이다.

지난 90년 김나영씨(29)와 결혼, 현재 세살과 한살짜리 두 아들을 두고
있으며 부친 정세영명예회장과 같이 살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