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합시다"

자동제어시스템 및 기기를 생산하는 LG하니웰 천안공장의 출근길은
"변합시다"라는 인사로 가득찬다.

공장장 이하 관리자들은 정문앞에 도열해 생산직 근로자들에
"변합시다"라는 말을 하며 인사를 건넨다.

LG하니웰이 추진하고있는 "퍼펙트"운동의 하나인 "변하기"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것.

"퍼펙트"운동은 LG하니웰 천안공장이 펼치고 있는 "신생산혁명"의
주춧돌이다.

"이 운동은 근로자의 의식변화를 제1의 타깃으로 삼고 있다"
(박동욱공장장)는 설명처럼 "퍼펙트"운동은 인식의 변화에서 출발한다.

올바른 직업관과 노동관을 갖게 해 개인과 회사의 발전을 끌어 내겠다는
것,

의식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1차적인 수단은 "서약서"제도.

이는 부장급 관리자들에게 월1회 "변하기 서약서"를 작성토록 하는
것이다.

"이번달엔 이렇게 변하겠다"는 결심이 이 서약서에 채워진다.

말뿐이 아닌 실천을 끌어내기 위한 방안도 강구했다.

부장들이 작성한 서약서를 사내게시판에 붙여 전직원에게 알리도록
한 것.

사적인 서약서를 공약사항으로 만드는 것이다.

만천하에 결심을 알린 이상 지키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된다.

공장측은 이같은 의식변화를 현장개선으로 연결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의식개혁이 소프트웨어라면 현장개선은 하드웨어격이다.

이 하드웨어의 주역은 "자주개선반".

"자주개선반"에는 각 생산부서별로 1명씩 파견된다.

별동부대인 셈이다.

이들은 4일간 합숙을 통해 자기 라인이 아닌 다른 생산라인에서
일하며 "불량 사냥"에 나선다.

이 별동부대는 요즘 "불량과의 전쟁"에서 빛나는 "전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엔 공장안의 부품창고에 "메스"를 댔다.

재고도 없애고 창고도 없애겠다는 "무창고"공장을 실현하기 위해
철망을 뜯어내고 선반수를 대폭 줄였다.

창고와 라인이 뚜렷히 분리돼 있던 "막힌 구조"를 쇄신한 것.

"막힌 구조"에서는 종업원들이 창고의 부품재고 현황을 한눈에 파악키
어려웠다.

하지만 이를 개선하자 "근로자들이 라인에서 작업을 하면서도 부품재고
파악을할수 있게 됐다"(생산제어사업부 이회성차장).

"눈으로 보는 관리"가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효율적인 재고관리 뿐만 아니라 부품출고 리드타임감소라는 부수효과도
생겼다.

과거 어질러져있던 창고에서 부품을 찾기 위해 허비하던 시간이
줄어들었음은 물론이다.

"자주개선반"은 또 작업장내에 "면책구역"이라는 장소를 만들어냈다.

"면책구역"은 사용하지 않거나 쓸모 없어진 부품을 쌓아 두는 곳.

종전엔 책임추궁이 두려워 불량품이나 파손부품 등을 숨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구역이 생기고 나서는 이런 양심불량이 사라졌다.

이 곳에 쌓아두면 책임을묻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자주개선반" 활동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퍼펙트 진단"이뒷받침하기 때문이다.

퍼펙트진단은 현장 개선활동에 대해 월1회 평가를 실시, 시상을 하는
것.

재밌는 것은 "꼴찌상"도 준다는 것.

"다음엔 잘 하라"는 일종의 자극제인 셈이다.

"퍼펙트"운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완벽"을 기해야 하기때문이다.

부품관리 후에 따라붙는 것이 "마이 머신"제도.

자기 설비를 정해놓고 철저한 설비관리를 한다.

부품과 설비관리 다음 순서는 완제품관리.완제품관리의 도구는
"마이 프로덕트"제도다.

이 제도는 관리직 사원들이 한개 이상의 완성품에 대해 책임을지도록
하는 것이다.

LG하니웰은 "퍼펙트"운동을 통해 짭잘한 재미를 보고 있다.

생산리드타임이 지난 93년 평균 10일에서 올 들어 6일로 줄었다.

납기준수율도 80%에서 95%대로 뛰었다.

매출액 증대로 이어진 것은 물론이다.

93년 6백45억원의 매출액에서 작년엔 7백6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1천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천안=이건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