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배부총리를 수장으로 하는 새경제팀은 경제정책조율면에서는 잡음없이
무난하게 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경제부총리의 경륜과 청와대경제수석이나각 경제부처 장관의 면면을
고려할 때 부총리가 주도권을 잡고 경제수석의 후방지원을 받는 체제가 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우선 신임 나부총리는 이번으로 장관만 다섯번째다.

상공부(현 통상산업부) 재무부는 물론 과거 경제기획원장관겸 부총리까지
지냈다.

이로인해 대부분의 경제부처 장관이 과거 부하직원이었다.

경제부처의 업무내용과 구조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경제부처 장악에 별 문제가 없으리라는 얘기다.

박재윤통상산업부장관은 서울상대및 서울대교수 후배다.

진념노동부장관이나 이석채 신임정보통신부장관은 나부총리가 기획원부총리
시절 부하직원이었다.

농림수산부의 강운태장관(47세)은 나부총리와 연배차가 많고 추경석 건설
교통부장관도 잡음을 내는 성격이 아니다.

따라서 경제장관회의는 나부총리가 불협화음 없이 이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청와대와의 관계에서도 재경원이 주도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영 신임경제수석은 취임일성으로 "비서관"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제정책은 경제부총리가 알아서 할 일이며 내각에 직접 방향을 제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그 자신이 밝혔다.

측면지원만 하겠다는 말이다.

구신임수석의 성향자체가 순리를 종중하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문민정부들어 지금까지 어지간한 사안은 청와대비서실에서 개입해온게
사실이고 보면 일단 경제정책 결정구도가 상당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
된다.

더군다나 청외대 비서실 개편으로 경제수석실에서 맡던 기능중 노동및
환경분야의 업무를 신설되는 사회복지수석실에 내주기도 했다.

결국 겅제정책은 재정경제원이 주도하며 비경제부처와 마찰이 빚어지는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외부의 견제도 받지않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나부총리는 국회위원을 지내 대국회관계도 무난히 풀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 총선을 치르게 돼 있어 정치권에서 무리한 요구가 무더기로 쏟아질
판인데 부총리가 상당부분을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해태제과와 한국타이어등 기업체 경영도 맡은 적이 있어 기업과의
관계도 부드러워질 것이라는게 재계의 인식이다.

하지만 재경원의 정책주도권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경원의 독주가
심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금융 세제 재정등 모든 권한이 집중돼 독주 비판을 받아온
터에 청와대마저 견제기능이 위축돼 대부분의 사안을 재경원이 독선적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막강한" 재경원의 기능을 스스로 조율해 가면서 경기침체를 막아내는
일이 신임나부총리가 해결해야할 과제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