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투자와 기술이전 여건이 경쟁국인 싱가포르 홍콩 대만에 비해
크게 뒤떨어질 뿐아니라 페소화 폭락등 경제불안을 겪고 있는 멕시코에도
뒤지는 것으로 평가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지적재산권보호가 미흡해 한국이 기술사용료를 지불한다해도 기술
이전을 하지 않겠다는 반응이 많아 향후 선진국들의 지적재산권 보호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은행의 자매기관으로 대개발도상국 투자와 대출을 담당하고 있는
국제금융공사(IFC)는 최근 개도국에 진출해 있는 미.일.독 3개국 1백46개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아시아와 중남미 14개 주요개도국의 지적재산권 보호
수준과 투자.기술이전 여건을 연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선진국 기업들이 지적재산권 보호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대한국
합작투자를 거부한 비율은 화학.제약분야과 기계.전기부문에서 각각 22%를
기록, 평균(각각 31%와 24%)보다는 낮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는 경쟁국인 싱가포르(각각 7%와 4%)나 홍콩(12%와 8%), 대만(17%
와 35%)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수치일 뿐아니라 심지어 멕시코(16%와
18%)에도 뒤지는 수준으로 향후 외국기업들의 투자감소에 따른 경쟁력 약화
가 예상된다.

특히 지적재산권 보호가 미흡해 기술사용료를 지불한다해도 한국에는 첨단
기술을 이전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화학.제약분야와 기계.전기분야
에서 각각 26%와 27%를 기록했다.

이는 평균(각각 43%와 29%)보다는 양호하지만 싱가포르(각각 8%) 홍콩
(각각 18%,16%)등 경쟁국에 비해 뒤지는 수치로 그간의 지적재산권 보호
노력이 한국에 대한 선진국들의 이미지 개선에는 별효과가 없었음을 시사
했다.

또 지적재산권 보호미흡을 이유로 한국에 진출해 있는 자회사에 기술이전을
거부한 비율도 화학.제약분야가 18% 기계.전기분야가 20%로 역시 싱가포르
(각각 4%와 3%) 홍콩(각각 12%와 9%) 멕시코(10%와 18%)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별로는 미국 기업이 대한국 기술이전에 대해 부정적 반응(각각 31%
와 25%)을 두드러지게 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용준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