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중소기업 신용평가에서 비재무항목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은
중소기업들의 불가측성에 최대한 대처하기 위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재무건전성에 관계없이 흥망을 거듭한다는게 은행들의 판단
이다.

아무리 재무제표가 좋더라도 대기업과의 관계나 경영자의 경영의지에 따라
중소기업들의 운명이 결정되고 만다.

반대로 당장 재무제표상에 나타난 경영성과가 좋지 않더라도 단시일내에
성장하는게 국내 중소기업들의 현실이다.

따라서 이런 중소기업들의 성격을 제대로 신용평가에 반영하기 위해선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는 사항을 파악하는게 중요할수 밖에 없다.

은행들이 비재무항목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흥은행의 경우 비재무항목에 산업동향 시장지위 업력 기술력 추정매출액
증가율 추정매출액순이익률 경영자경영방식 위기대처능력 추정현금상환능력
등 15개 세부항목을 설정하고 있다.

조흥은행이 비재무항목평가에서 주안점을 두는건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잠재적성장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경영자의 경영의지다.

위성복상무는 "물론 아직까지는 기업의 안정성 수익성 유동성등을 종합적
으로 파악할수 있는 재무항목이 중요한건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 중소기업의 현실을 감안하면 때론 비재무항목평가가 더 중요
하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아예 비재무평가항목을 종전 18개에서 35개로 늘려잡고 있다.

반면 재무항목은 12개에서 업종에 따라 7-9개로 줄였다.

재무항목평가는 객관적 기준을 설정하는게 가능한 반면 비재무항목평가는
주관성이 개입할 여지가 커 항목을 세분화했다는게 외환은행의 설명이다.

은행들은 비재무항목비중을 늘리는게 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재무항목을 중심으로 기업을 평가하면 기업의 신용도는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반면 비재무항목이 주요 평가대상이 되면 신용점수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퇴직금 우선변제"등으로 점차 담보대출의 효과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신용대출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비재무항목평가를 높일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김진화국민은행상무는 "신용대출을 확대하려면 기업체의 신용평가를
정확히 해야 하고 그러자면 기업체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는게 필수적"
이라며 "이런 필요를 감안하면 중소기업의 비재무항목평가는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