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파문에 휘말린 한보그룹의 주력업체인 한보철강의 진로를 철강업계
가 우려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보철강은 지난6월 국내 최초로 박슬래브 방식의
전기로 열연공장을 가동, 열연강판(핫코일)생산을 시작했으나 막대한 투자에
따른 원리금상환부담과 함께 철강경기 부진이 겹쳐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경영연구소가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천1백56억원의
매출을 올린 한보철강은 아산 철강단지 조성이 끝나는 97년에는 매출규모가
지난해의 약5배인 2조1천2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한보철강은 아산철강단지의 총투자비 4조3천억원 가운데 약3조원을
차입금으로 조달할 것으로 보여 연간 금리부담은 지난해의 3백94억원에서
97년에는 3천억원규모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원금상환액을 합치면 연간 5천억~6천억원이 원리금으로 지출돼야
한다.

게다가 철강설비의 감가상각기간을 7년으로 잡으면 한보철강은 97년부터
매년 4천7백억원 정도의 감가상각을 실시해야 한다.

이같은 감가상각비를 한보철강의 전체 제품생산량 7백만t으로 나누면
평균 t당 88달러로 이는 현재 핫코일 시세의 약4분의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한보철강이 97년에 판재류부문에서 확보할수 있는 현금수입은
4천2백20억원에 불과, 원리금 상환분과 감가상각비를 감안하면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