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제라틴(대표 권회설)이 정밀기술을 필요로 하는 고품질의 젤라틴을
국산화, 세계 굴지의 제품을 국내에서 몰아내고 수입대체는 물론 수출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이 회사가 만드는 젤라틴은 요즘 아이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이구미등 젤리식품에 들어가는 원료에서부터 의약품 사진필름
산업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되는 제품이다.

식품으론 쵸코렛 피자의 장식용과 햄 소시지의 가공포장재 등으로 쓰인다.

또 사진필름의 코팅제와 의약품의 캡슐 지혈제 가구 악기의 접착제로도
이용되는등 이용범위가 매우 넓다.

젤라틴은 동물의 뼈나 가죽으로부터 얻어지는 천연의 고분자단백질로
쫄깃쫄깃하고 상온에서 굳어지며 인체내에서 자연스럽게 녹아 흡수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외견상 간단한 제품같지만 고기술이 요구되는 정밀화학제품이라
국제적으로도 독일 일본 미국등 선진국 업체들이 주로 만들고 있다.

이는 젤라틴가공과정에서 단백질의 부패와 오염을 철저하게 방지해야
하고 용도에 맞는 강도와 응고및 분해시간이 정교하게 유지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젤라틴시장에 4~5개사가 참여, 생산해왔지만
고급시장은 프랑스의 사노피 독일의 DGF 일본의 니타사등이 주로
장악해왔다.

경기제라틴은 이들 기업중 일본의 니타와 기술제휴로 국산화에 나서
다양한 제품을 개발, 국내 최대업체로 떠오르며 외국제품을 거의 쫓아냈다.

기술제휴로 제품생산을 본격 시작한 첫해인 88년 8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엔 49억원으로 늘었고 올핸 55억원 내년엔 62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또 생산제품의 약 40%는 수출하고 있다.

올해 수출목표는 3백만달러에 이른다.

스위스 겔스트리스 독일의 겔스타 영국의 헬렌사등 선진국으로 역수출도
하고 있다.

이들 지역 어린이들이 즐기는 피자 쵸코렛 젤리식품의 상당수에도 이 회사
제품이 들어있는 셈이다.

"생산 초기엔 기술제휴에도 불구하고 제대로된 제품이 나오지 않아 무척
힘들었습니다.

좋은 대우와 우수인력확보로 연구개발에 힘써 이제는 해외기업들부터
제품수준을 완전히 인정받아 1년치를 예약받아 생산할 정도입니다"

권회설사장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대지 8천평 건평 2천7백평규모의
공장에 젤라틴의 추출 여과 이온교환 분해 건조할수 있는 첨단설비를
갖췄다.

중소기업으로선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 초기엔 어려움을 많이 겪었으나
이제는 도약할 단계에 올라섰다.

경기제라틴은 식품용 의약용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앞으로 얼굴의
건조현상을 막는 화장수와 혈액대용제 필름코팅제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등 품목을 다각화하고 수출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경기제라틴은 상장기업인 경기화학의 주주등이 개인출자로 설립한 업체로
제라틴의 권회설사장은 경기화학 권달안회장의 아들이다.

< 김낙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