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그룹은 모국책사업을 놓고 노씨와 얼마의 거래를 했다" "B그룹은 아예
노씨돈으로 사업의 좌판을 크게 벌려왔다"...

"노태우 비자금"의 실체가 서서히 전모를 드러내면서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대기업들에 관한 갖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6공시절의 주요 국책프로젝트.인허가사업 등이 새삼 되짚어지고
있다.

이들 특혜성 사업의 뒤안에는 노씨와 수혜기업간에 반드시 "이면거래"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반추되는 분위기다.

특히 재계의 입담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고 있는 건 노씨 자금으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부동산을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몇몇 대기업그룹이다.

노씨 비자금계좌를 실명 전환해준 것이 확인된 한보그룹과 함께 최근
급성장가도를 달려온 S그룹 K그룹 등 이른바 신흥기업들이 "혐의"를 받고
있다.

물론 오너와 노씨간에 사돈관계를 맺었다는 "원죄"때문에 단골로 눈총을
받는 대기업그룹도 있다.

선경그룹과 동방유량그룹이다.

이중에서도 한보그룹은 특히 눈총의 대상이다.

불과 4년전(91년 2월) 수서택지 특별분양사건으로 공중분해 위기에까지
몰렸던 이 그룹이 최근 철강 제약 건설부문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기 때문.

이들 사업에 노씨의 비자금이 대거 동원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선경그룹은 <>지난 91년 최종현회장의 "개인 자금" 5백71억원으로 태평양
증권을 인수했고 <>작년 상아제약을 합병하는 등의 과정에서 노씨 자금이
동원됐을 것이라는 "설"에 시달리고 있다.

최회장 명의의 포천 일동레이크 골프장의 실질적 소유주가 노씨라는 관측도
있다.

역시 오너(신명수회장)가 노씨와 사돈관계인 동방유량그룹도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다.

6공시절 신설된 2개 증권사중 하나인 동방페레그린증권을 설립하는데
노씨 자금이 개입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밖에 6공시절 각종 국책프로젝트와 신규인.허가사업을 통해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기업들도 상당수다.

동아건설과 대우그룹은 한국전력 원전시설공사 수주과정에서, 한진건설은
영종도 신공항건설 사업에서 노씨에게 적지않은 리베이트를 전달했을
것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다.

인.허가 관련 반대급부의 의혹을 받는 기업들도 많다.

삼성그룹은 상용차진출 과정에서, 태영건설은 제2 민방 설립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노씨에게 "댓가"를 지급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밖에 6공시절 총 1백39개의 골프장이 신규 허가되면서 한개가 신설될
때마다 20억원씩의 "공정 가격"이 노씨에게 전달됐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