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훈한진그룹회장이 오는 11월1일의 그룹 창립제50주년을 기념해
회고록을 출간한다.

이 회고록은 총3백쪽가까운 분량의 단행본으로 제작돼 시중에도 판매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또 유명소설가등 전문 문필가에 맡기지 않고 조회장의 구술을 비서실의
고참 인력들이 직접 받아 쓰는 방식으로 씌여지는 점이 특징이다.

내용은 유년시절등의 성장과정을 담은 일대기적인 성격보다는 사업을
시작한 25세 이후 지금까지의 반백년을 뒤돌아보는 공식활동을 담은
"사업보고서"에 가깝다.

본문에는 조회장이 지난해 2월부터 40회에 걸쳐 한국경제신문에 연재한
"나의 비망록(소제목:수송인생, 나의 반백년)"전문도 첨삭을 가해 옮겨 실을
예정이다.

책의 뒷부분에는 부록 형식으로 조회장이 그동안 세계 각지를 다니며 느낀
기행감상문과 공식행사에서의 연설문등이 수록된다.

회고록 작성에 참여하고 있는 한진의 한 관계자는 "특히 조회장의
세계여행이야기는 다른 인사들의 여행담에서 찾아볼 수 없는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들어있어 신세대들에게도 베스트셀러로 읽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회장은 이 회고록에서 지난 45년 인천 해안동에서 창업한 한진상사의
초창기와 지난 69년의 대한항공민영화를 둘러싼 뒷얘기들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 67년과 77년에 각각 설립된 대한해운과 한진해운등 국내 해운업계의
숨겨진 얘기들도 들려줄 예정이다.

한편 조회장이 문학가를 동원한 자서전출간을 기피한 것은 지난
80년대초의 "잘못된 출판"사건 때문이라는 후문.

당시 소설가 C모씨가 충분한 협의 없이 "인간 조중훈"이라는 책을
써냈으나 일부 내용에 "격노"한 조회장이 책을 전량 수거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심상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