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와 인텔사의 CPU가 결합된 "윈텔"이 컴퓨터
분야의 천하통일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윈텔"이 PC시장의 지배에 만족하지 않고 워크스테이션 중대형컴퓨터등
모든 컴퓨터 시장을 정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95발표와 함께 중대형컴퓨터의 운영체제인 "윈도NT"
의 마케팅 활동을 전세계적으로 강화하고 이같은 윈도NT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인 "SQL서버"에 대한 보급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운영체제인 윈도95를 기반으로 대형컴퓨터에 이르기
까지 모든 컴퓨터 운영체제를 윈도패밀리로 단일화하겠다는 전략을 공공연히
내세우고 있다.

이와함께 마이크로소프트와 영원한 동반자인 인텔사도 중대형컴퓨터에
인텔칩을 채택시키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자사의 CPU를 중대형컴퓨터에 채용시키기 위해 관련업체와 연대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차세대 단일 CPU공동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대형컴퓨터 1위업체인 시퀀트사 캐시포웰회장은 인텔사와 공동설계를
통해 기존 제품보다 수백배의 처리속도를 가진 차세대 대칭형 다중처리
컴퓨터(SMP)를 개발, 내달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컴퓨터는 인텔의 차세대 CPU인 "펜티엄 프로"(P6)가 탑재된다.

SMP는 CPU를 대칭형으로 다중 연결해 컴퓨터의 연산처리및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인 것.

이 기술은 메인프레임이후 가장 강력한 수퍼컴퓨터를 구현해내는 방법론
으로 세계 중대형컴퓨터에 잇따라 채택되고 있다.

인텔은 이에 앞서 휴렛팩커드(HP)와 차세대 중대형컴퓨터를 공동 설계
제작키로 했다.

자사의 CPU인 "인텔 80계열"과 HP의 축약명령형 CPU인 "PA-RISC"를 결합,
응용 프로그램을 함께 사용하고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는 CPU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CPU가 오는 98년 상용화되면 PC급에서부터 중대형컴퓨터에 이르기
까지 동일한 중앙연산처리장치가 사용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퀀트의 SMP가 펜티엄프로를 다중 연결한 물리적 방식이라면 인텔과
HP의 차세대 CPU는 PC와 중대형컴퓨터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새로운 CPU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이같이 중대형컴퓨터에까지 영역을 넓히는 것은
생존을 위해서는 PC시장에서만 머무를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때문이다.

PC의 보급이 전세계적으로 급증하고 메인프레임급위주의 정보시스템 시장이
PC와 워크스테이션을 주역으로 한 분산처리 환경으로 변화하면서 PC관련
업체들이 중대형컴퓨터업체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특히 "팍스-윈텔"에 대항한 경쟁업체들의 도전이 거세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현실적 요구가 이같은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대표적인 "앤티-윈텔"세력은 IBM 애플 모토로라를 중심으로 한 "파워PC
연합".

이들은 PC에서 상대적으로 윈텔에 약하나 중대형컴퓨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강점을 이용해 "파워PC칩"이라는 공동 개발CPU를 내놓고 중대형
컴퓨터와 PC에 이를 채용, 인텔을 주요 대상으로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또 IBM은 "OS/2" 애플은 "시스템 7.5"등의 운영체제를 도입하고 이와
데이터 호환성을 갖는 중대형컴퓨터 운영체제를 개발키로 하는등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를 제압하기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제 컴퓨터에서 표준을 잡기 위한 시장경쟁이 국지전에서
전면전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PC 워크스테이션등 기종에 따라 개별적으로 진행돼왔던 시장경쟁이 끝나고
기종에 상관없는 전면경쟁이 윈텔과 파워PC연합간에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
이다.

또 이와관련한 주요 업체들의 짝짓기 연합전선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포틀랜드(오리건주)=윤진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