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1월 한일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발족된 한일기술협력재단의 중소
기업생산성향상 지도사업이 도입 3년째를 맞아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기술지도사업은 중소기업 기술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도사업을 받은 중기현장을 둘러봤다.

지난 9월24일 인천 남동공단의 재영금형정공(주)의 사원식당에서는
불고기파티가 열렸다.

3주간의 생산성향상 지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것을 축하기위한
것이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학권사장등 1백50여명의 회사임직원과 기술지도를
한 일본사회경제생산성본부의 기술전문가인 텐도씨와 일한기술협력재단의
나리타상무등 10여명의 일본측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사장은 "외부전문기관으로부터 여러차례 컨설팅을 받았봤으나 이번처럼
열성적으로 지도를 해준것은 처음이다"면서 "직원들의 의식교육이나
기술지도등 여러면에서 도움이됐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지도사업 결과 사원들이 "내회사"라는 의식이 높아져 회사전체
분위기가 크게 좋아진것이 가시적인 성과라고 밝혔다.

지도사업은 근로자들의 의식개혁과 작업환경 개선을 통한 생산성향상을
목표로 하고있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의 허남정이사는 "세계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는
일본기업의 노하우를 익힐수 있는 기회여서 호응이 높은것 같다"고 설명한다.

두나라의 기술협력재단은 매년 10여개의 중소업체를 선정, 3주간의
현장지도를 펼치고 있다.

이사업의 특징은 1회성 지도에 그치지않고 후속지도를 계속하는데 있다.

올해에도 한일기술협력재단및 전문컨설턴트로 구성된 방문단이 지도를
받은 업체를 돌며 후속지도를 했다.

이들은 지난달 20일부터 27일까지 협진정밀천지산업 극동가스켓트공업
재영금형정공 청보산업 동양기전 무림제지 남양정밀재욱공업 대호산업
한국협화화학등을 지도했다.

지도사업 핵심은 일본에서 공장관리 기법으로 널리 사용되고있는
"3정5S"운동. 이기법은 60년대중반 도요타자동차가 처음 채택, 전제조업체로
확산된 것으로 철저한 공장관리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것.

일본 사회경제생산성본부의 엔도부장은 "3정5S는 새로운 설비도입없이
기존 시설아래 경영자와 종업원의 의식개혁을 실천하는 것으로 30%정도의
생산성 향상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3정은 원부자재와 공구등을 정해진 위치에 놓고 정해진 용기, 정해진
수량을 쓰는 것이다.

원가절감과 물류비용 감소등을 가져오자는 운동이다.

5S는 청소 청결 정리 정돈 몸가짐을 뜻하는 일본어의 머릿글자. 이운동은
공장의 작업환경을 개끗히 함으로써 작업능률을 높여 생산성 향상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일한재단의 이시하라전무는 설명한다.

"생산성향상 지도사업을 받은뒤 제품 불량률이 지난해 5.3 0%에서 올들어
3.5%선으로 떨어졌으며 이직률도 크게 줄었다" 달성에있는 PCB
(인쇄회로기판)메이커인 남양정밀의 김종택상무는 종업원 의식개혁과
작업환경 개선이 생산성 향상과 연결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회사는 분임조 활동을 통해 3정5S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으며
1억여원을 들여 공장내애 환풍기를 설치하는등 환경개선 작업을 했다.

무림제지 대구공장의 설덕수생산부장은 3정5S운동으로 월평균 1백40t정도의
종이생산이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양국간의 기술협력 사업에 다소간의 아쉬움을 표시하고있는
업체도 있다.

일본측의 지도사업이 관리기법위주의 교육으로 되어있어 제조업체가
필요로하는 실질적인 기술이전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한일기술협력재단의 이와나가부장은 이에대해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업계로서는 한국의 동종업체에 핵심기술 지도를 꺼리는게 사실"이라고
시인하고 "그러나 한국업체의 희망을 반영,최대한 성과가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일기술재단의 허남정이사도 "지도사업을 희망하는 국내 중소업체들이
많지만 양국의 예산사정등으로 지원에는 한계가 있으나 앞으로 많은
업체들이 혜택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최인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