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홍보실의 남승현씨는 최근 색다른 경험을 했다.

몇몇 임직원등과 함께 회사 대신 경기도 광주에 있는 삼육재활원으로
출근, 장애인들과 하룻동안 같이 생활했다.

목발을 짚고 계단을 내려오고 휠체어에 탄채 언덕길을 낑낑거리며
올라가기도 했다.

장애인과 함께 수영을 하고 화장실과 방도 청소했다.

난생 처음해보는 일이었다.

직접 체험해보니 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평소 생각했던것 이상이었다.

그나마 자신은 20대후반의 젊은이여서 나았지만 50줄에 접어든 임원들은
땀을 비오듯 흘렸다.

이같은 장애체험은 구형우한솔제지사장이 진두지휘하는 한솔그룹 장기경영
전략인 "21세기 서바이버"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구사장은 "기업이 21세기에 살아남으려면 훌륭한 인재양성 유망사업
분야로의 과감한 진출이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것은 고객중심의
사고전환과 사회에 대한 봉사"라고 강조한다.

모든 임직원들이 고통받는 장애의 위치에 직접 서봄으로써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몸으로 체험 의식개혁의 밑거름으로 삼자는 것이다.

장애체험프로그램은 말로서가 아니라 행동으로 고객중심사고와 사회봉사
의식을 체득하기 위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부터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한솔은 1부서 1불우이웃 자매결연도 의무화하고 있다.

장애인이나 무의탁노인 소년소녀가장등과 부서별로 한명씩 자매결연을
맺어 물질적인 도움을 주고 노력봉사에도 나서도록 하고 있다.

구사장 자신도 바쁜 일정가운데 시간을 내 직원들과 똑같이 이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좀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키로 하고 그룹 문화경영팀에
새로운 아이디어의 개발도 주문해 놓고 있다.

< 김락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