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의가 살아있다면 당연히 무죄판결을 내릴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우지라면사건에 대한 항소심에서 서울고법이 무죄판결을 내린 직후인
14일오후 서울 수송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전중윤 삼양식품그룹회장은
"사법부가 "정직"과"신용"을 기업이념으로 굳게 지켜온 삼양식품의 진심을
밝혀준게 무엇보다 기쁘다"며 말문을 열었다.

우지라면사건은 검찰이 식품공학에 대한 전문지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람들의 말을 자의적으로 해석한채 기업들을 마구잡이로 옭아묶으려
한데서 비롯됐다고 주장한 전회장은"마음고생도 많았지만 진심을 믿고
따라준 4,000여 그룹임직원들과 소비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 무죄를 자신했는지

"물론이다. 이사건은 처음부터 억지였다.

국가의 식량난 해결에 기여한다는 신념으로 라면사업에 뛰어들었고
일평생을 정직하게 제품을 만들어 팔아왔을뿐이다"

-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은

"아직은 없다.

정신적, 물질적 피해가 엄청났지만 삼양식품이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억울한 굴레를 벗어나게 된 것으로 일단은 만족한다"

- 우지를 다시 쓸 것인지.

"그렇다.

영양학적측면에서 볼때도 동물성지방인 우지의 우수성은 학계가 모두
인정하는 바다.

일본라면업계에서는 우지와 돈지, 식물성팜유를 골고루 섞어쓰고 있다.

우지를 이용한 양질의 제품개발을 위해 전문학자들에게 용역을 의뢰해
놓고 있다"

무죄판결소식이 전해진 오전 11시30분부터 회장실에서 홀로 잠시
상념에 잠겼던 전회장은 이날 점심도 "삼양라면" 한 그릇으로 해결
했다며 "라면이 얼마나 맛있습니까. 나는 라면을 제일좋아 합니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 양승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