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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설비확장으로 철강생산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여서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들어설 경우 엄청난 파문이 일것이란 분석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슬래브를 앞세운 미니밀들의 대대적인 설비확장은 장차 "세계 핫-밴드
(hot-band)전쟁"을 유발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열연제품의 가격이 폭락해 전세계 철강업체들이 핵폭발때와 같은 소용돌이
에 휘말릴 것.

96~97년 피크로 철강경기가 급강하할 것이라는 볼가노(volcano)시나리오다.

지난22,23일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0차 철강생존전략회의의 주제중
하나가 "세계 핫-밴드 전쟁과 스크랩공급부족"이었을 정도로 철강업계는
이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적 철강전문가 피터 마크스와 칼리스 키리스의 주제발표내용을 소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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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경기추세나 각국의 경제정책, 그리고 무역동향등으로 미루어볼 때
93~2000년중 전세계 철강수요는 연평균 2.5%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동구권의 수요가 줄어들게 분명한데도 과거보다 더 큰폭으로
철강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얘기다.

지난75년부터 93년까지 전세계 철강수요는 연평균 2.0%씩 늘어나는데
그쳤다.

생산은 어떤가.

연속주조기가 널리 보급돼 있기 때문에 공정개선을 통한 생산확대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연주비율 제고를 통한 생산확대를 감안하더라도 연평균 2.5%의 철강재수요
증가에 맞추기 위해서는 조강생산을 2.2%씩 늘려야 한다.

그러면 조강생산은 어떤가.

고로방식의 조강생산은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는데다 신압연기술에 밀리는
추세여서 소폭 증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비해 전기로조강은 연평균 4.5%라는 빠른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
된다.

특히 봉강류를 제조키위한 전기로보다는 판재류를 생산키위한 박슬래브 -
전기로의 증설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기로는 철원의 생산자가 아니라 소비자라는 점이다.

다시말해서 전기로의 설비확장은 당연한 결과로 스크랩수요의 급증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반면 고철은 불충분하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70년대초 이후 고철축적량의 증가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로는 고철 축적속도에 비해 이를 끌어내 사용하는 양이 더많다는
점이다.

앞으로 2010년까지 철원공급은 연평균 1.5% 신장에 그칠 것이다.

그나마 질이 좋은 수명 8~30년짜리 고철은 0.7% 증가에 머물 것으로 관측
된다.

철강수요신장률 2.5%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WSD(미국의 세계적 철강전문연구기관)는 이런 점들에 근거해 2010년에는
전세계 스크랩부족규모가 1,100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WSD는 미국과 특히 중국에서의 철원부족이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저급고철의 값도 뛸 것이다.

물론 그와 병행해 대안이라할 수 있는 쇳물대체재와 고철대체재 개발도
늘어날게 분명하다.

과거에 많은 지표들이 장기적 관점에서의 철원위기를 예고했다.

세계경제는 확장기를 맞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산업생산이 급속히 늘고 있다.

그에비해 인플레율은 낮다.

세계최대 철강수입국 중국이 올들어 철강수입을 대폭 감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강재수출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93년중반 월간 200만t의 철강을 수입하던 중국은 올해초에는 35만t정도로
급격히 수입을 줄였다.

반대로 서방국가들은 소비를 4억5,000만t 가까이로 늘렸다.

중국도 머지않아 수입을 다시 확대할 것으로 본다.

열연제품의 수출가격(유럽의 FOB물량)은 93년초 t당 270달러에서 지난5월
에는 430~450달러로 뛰었다.

코크스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

일본의 수입가격(FOB기준)은 94년말 t당 95달러에서 지난5월에는
140~145달러로 상승했다.

슬래브가격은 같은 기간동안 190달러에서 295달러로 올랐다.

거래가 크게 늘고 있는 선철도 135달러에서 170달러로 상승했다.

전세계 철강생산이 5%가량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크랩가격은 92년이후
50%나 급등했다.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의 수입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의 수입가격(용해용 특급고철인 SMS No.1 기준)은 185달러로 미국내
가격 135달러 보다 훨씬 높다.

일본이 유휴설비를 줄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가격상승세와 무관치 않다.

서유럽 고로업체들도 가동률을 높여 코크스의 수요를 1,000만t가량 늘려
놓았다.

고로업체와 전기로업체간 스크랩을 둘러싼 치열한 줄다리기가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니밀은 전기로의 원료로 더많은 선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고로업체들도 전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로에 넣는 스크랩과 직접환원철의 양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렇게하면 코크스 소비가 는다는 문제가 있으나 쇳물생산을 늘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고로업체들이 이런 방식으로 연간 쇳물생산을 60만t 확대하면 스크랩수요는
30만t이 늘어난다.

코크스소비도 물론 13만t가량 증가한다.

철강업체들이 소비자들과 연대해 스크랩 재구입체제를 구축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코크스제조능력이나 고로설비로 보면 서방은 여전히 열세다.

중국이 지난2년간 세계시장에서의 코크스 판매업자 노릇을 했지만 앞으로
계속 수출국으로 남을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스크랩부족및 높은 전력비 때문에 코크스를 사용하는 일관제철은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한다.

지난해 중국 고로조강생산은 6%나 감소했다.

전체철강생산이 2%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2년간 중국의 산업생산은 40% 증가했다.

그러나 철강생산은 5% 늘어나는데 그쳤다.

수출을 줄이고 재고물량을 풀어 충당했다.

지난 92~93년중 중국내 철강재가격은 엄청나게 상승했다.

그결과 막대한 양의 재고가 축적됐다.

WSD는 중국이 산업생산증가에 따른 수요확대를 충당키위해선 2010년까지
고로설비능력을 9,500만t으로 키워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철강업체들이 자금난을 겪고있어 이게 가능할 것으로 생각지는
않는다.

중국내 핫코일 가격은 93년 중반이후 30%나 떨어졌다.

대형철강업체들이 설비확장계획을 취소했다.

수도강철은 15억달러가 소요되는 1,000만t 증산계획을 취소했다.

이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자명하다.

예상대로 철강수요가 늘어난다면 결국은 스크랩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철원공급은 미국도 빡빡하다.

미국의 스크랩공급은 오는2000년까지 계속 타이트해질 것이다.

수요측면을 보면 전기로업체들의 수요가 1,800만~2,400만t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반대로 공급은 어떤가.

현재가격에서의 공급확대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미국의 경우엔 스크랩생산은 매년 7,000만t정도다.

물론 이중 1,500만t은 품질이 낮아 사용할 수없는 것이다.

반면 소비는 1,000만t의 수출을 포함해 약6,000만t에 달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앞으로 전기로설비가 대폭 확장될 것이라는 점이다.

2000년까지 전기로설비는 최소 2,300만t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에는 판재류 생산을 위한 것도 포함된다.

또 봉강류 제조설비중에 설비의 신예화를 위한 것도 있다.

이중 뉴코에 의해 상용화된 박슬래브는 98년까지 설비규모가 1,500만t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봉강설비도 2000년까지 최소 300만t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존설비의 개보수로인한 생산능력 증가분도 300만t은 족히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볼때 전기로설비규모가 지난94년에 비해 3,900만t정도 확대
된다는 얘기다.

앞으로 스크랩수요가 2,500만t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전기로방식의 판재류 생산만 따져도 고철 선철 직접환원철등 스크랩의
신규수요는 1,900만t에 달한다.

그러면 이같은 미국내 스크랩수요 증가는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줄이는 결과는 가져올 것인가.

꼭 그렇다고만 볼수는 없다.

외국수입업자들의 입장에서 볼때 수송비가 적게드는 해안지역에서는
상당량의 수출이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미국으로부터 고철을 수입하는 외국의 철강업체들은 그 물량을
놓고 싸워야 하는 형국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내 적정가격의 고철공급은 갈수록 타이트해질 것으로 추정된다.

전기로 강판제조업체들은 저급고철이나 고철대체재의 비율을 70%이하로
낮춰야 한다.

2000년까지 스크랩수요가 1,900만t 늘어난다고 가정할때 저급고철이나
대체재가 1,300만t은 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비해 미국에서 발생하는 저급고철은 1,500만t 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