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이후 처음으로 태극기를 단 국적선이 북한에 입항하는데 이어 오는 9
월에는 남북 첫 정기직항로가 개설된다.

해운항만청은 22일 우리나라 외항선사인 한국특수선의 박종규사장이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북한의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소속 강대규해양무역대표
와 부산~나진간 정기 컨테이너항로 개설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해항청은 북한이 이번 합의서에서 대외경제협력추진위뿐만 아니라 정부 당
국자인 나진항장이 서명한만큼 공식성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해항청은 한국특수선이 내주초 정기항로 개설을 위한 사업계획서
를 제출하는 대로 우리측 기항 항만인 부산지방해항청장의 명의로 승인할
계획이다.

이날 해항청과 한국특수선의 공동기자간담회에서 한국특수선의 박사장은
"당분간 한.중간의 교역물량만을 취급한다는 조건으로 북측이 합의에 서명
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이번 정기항로 개설에 따른 조건으로 나진항에 컨테이너 하역을
위한 겐트리크리인의 설치와 지게차 준비를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박사장은 "하역시설은 어차피 필요한 것"이라며 "5백만달러 정도를 투자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특수선측은 해항청의 허가가 나는대로 선박을 투입할 방침이지만 해당
절차를 밟는 과정이 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나진을 잇는 남북 첫 정기항로에는 한국특수선과 중국 조선족 기업인
연변항운공사(회장 전용만)가 50대 50 합작으로 설립한 동용해운 소속의 연
용4호(1천6백t급)가 운항하게 된다.

그간 남북 정기항로 개설을 위한 민간차원의 합의가 이뤄질 때마다 정부는
북측 당국자의 보장이 없는 합의서는 인정할 수없다는 태도를 취해왔다.

정부는 그러나 이번에는 북측의 대외경제위및 나진항장의 서명이 있는 만큼
공식적으로 항로개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남북간에는 지난 93년부터 해상을 통한 물자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됐으나
모두가 제3국적선을 이용한 부정기 항로였다. < 김상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