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연구개발원 무선통신개발단 휴대접속팀은 "꿈의 미래기술"을
현재화하는 연구팀이다.

휴대접속팀(팀장 김영기박사)은 최근 오는 98년쯤 국내에서도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는 차세대통신인 개인휴대통신(PCS)의 기지국과 단말기를 경량
초소형화할 수있는 핵심부품기술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했다.

PCS용 MMIC VCO(단일칩 초고주파 집적회로 전압제어 발진기)라는 긴 이름
의 칩이다.

통신주파수는 한정돼 있다.

이를 여러사람이 쓰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파수대역을 수시로 바꿔 빈공간
을 찾아가도록 해 주어야 한다.

이때 주파수의 바뀜은 전압의 변화로 이뤄진다.

VCO란 바로 전압을 변화시켜 원하는 주파수의 초고주파를 내도록 하는
것이다.

김박사팀은 아주 작은 면적의 칩하나 위에 여러개의 소자를 집적시켜
VCO를 단일칩(MMIC)화했다.

규모면으로 보면 현재 이동전화등에 쓰이는 하이브리드 IC의 크기인
가로 세로 1cmX1cm크기를 40분의1정도인 1.5mmX1.5mm로 줄였다.

이러한 기술은 외국에서도 이제 상용화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어 국내
원천기술의 확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휴대접속팀은 이에따라 기존의 단말기의 크기를 절반정도로 줄일 수있게
했다.

또 좁은 장소에 많은 설치가 요구되는 PCS기지국의 소형화를 가능하게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소자의 단일칩화로 신뢰성을 높일 뿐아니라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해 원가절감효과를 거둘 수있게 만들었다.

이 기술은 PCS뿐만아니라 앞으로 등장할 고주파통신 무선 LAN(구역내
통신망) 위성이동통신 초고속광통신 케이블TV등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김박사팀은 이번 기술개발을 통해 2건의 특허를 국내에 출원했다.

"VCO는 회로의 선형과 비선형의 특성을 모두 정확하게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초정밀 설계와 제작기술이 전제조건입니다"

김박사(반도체소자)를 비롯 윤찬의박사(마이크로 웨이브)최진호전임연구원
(고주파회로설계)으로 짜여진 휴대접속팀은 연구시작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한차례의 설계와 제작으로 이 기술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단 1회의 설계를 통해 이뤄낸 결과를 스스로 믿지 못했습니다"

최연구원은 회로설계를 갖고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의 미국내
현지법인인 SMS(삼성 마이크로웨이브 세미컨덕터)에서 칩을 제작한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왔는데도 확신을 못가져 한양대공대에 의뢰해 실시한 측정분석
까지 받은 다음 비로소 해냈구나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휴대접속팀은 기술개발과정에서 부담도 많았다.

"통신기기 제조회사가 아닌 통신서비스회사가 이러한 핵심부품기술을
개발해야 하느냐"하는 주변과의 갈등이 김박사팀을 고민스럽게 했다.

이러한 핵심기반기술의 개발은 PCS의 단말기가격의 인하를 유도해 가입자
의 증가를 가져와 궁극적으로는 통신회사의 수익이 늘 수있다는 것을 주위에
설득시키는데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또 필요한 장비를 제때 구입해야 빠른 연구가 진행될 수 있는데도 장비
구매절차가 복잡해 연구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번에 확보한 기술은 시작인 셈입니다.

이를 활용해 저잡음 증폭기(LNA)혼합기 전력증폭기(PA)등도 단일칩화하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어 금년말쯤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현재 핵심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이동통신단말기와는
달리 PCS단말기는 국산으로 생산할 수있는 길이 열린다.

한국통신연구개발원 휴대접속팀은 점심식사후 우면동소재 연구원주위를
산책하며 토론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로 얻는다고 했다.

김영기팀장(오른쪽)과 최진호전임연구원.윤찬의박사는 외국출장으로
빠졌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