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로 삐져 나오는 일본기업을 잡아라"

정부와 업계는 최근 엔고로 해외진출이란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는
일본기업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빠르면 내달중 대규모 민관투자
유치단을 일본에 파견하는등 일본기업과 적극적인 "손잡기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이번 투자유치단은 과거와 같은 단순 투자설명에 그치지 않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사전에 양국기업간 "입맞춤"을 한 상태에서
파견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통상산업부는 지난달 한일통산장관회담에서 합의한 대일투자유치단및
대한투자환경조사단 상호 교환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 본격적인 실무준비에
최근 착수했다.

통산부는 빠르면 내달중이나 늦어도 7월께는 일본에 민관합동 투자유치단
을 보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참여희망업체에 대한 1차 수요조사를 마친
상태다.

이번에 파견할 투자유치단은 종전처럼 투자환경설명회를 통해 "손짓"만
하던 형태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는게 정부측 설명이다.

단순히 "한국의 투자환경이 이렇게 좋아졌으니 투자해 달라"는 식의
호소에 그치지 않고 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게끔 치밀한
물밑작업을 진행중이라고 통산부관계자는 귀띔했다.

그 물밑작업은 투자유치단을 파견하기 전에 양국간 합작가능 기업들을
서로 짝지어 줌으로써 파견기간동안 "열매"를 맺도록 한다는 것.

통산부는 이를위해 현재 공업국내 각 과별로 국내기업과 합작투자 가능성
이 큰 일본기업을 물색중이다.

일단 대상 일본기업이 선정되면 해당 국내기업과 연계작업을 벌여
투자유치단 파견기간중 보다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몇개기업은 합작투자 합의를 이끌어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통산부관계자
는 내다봤다.

통산부는 특히 전자 기계 자동차부품등 3대 분야의 일본기업을 중점
유치한다는 목표다.

이들 업종이야말로 가파른 엔고에 따른 원가부담으로 일본내에서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데다 한국입장에선 손에 꼽히는 취약 분야여서다.

아직 투자유치단 규모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참여희망기업이 예상보다
많을 경우 업종별로 유치단을 나눠 일본에 보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같이 공식적인 투자유치단 파견이외에도 일본기업 유치를 위해선 가능한
창구를 총동원한다는게 정부의 구상이다.

예컨대 오는 11월에는 섬유및 생활용품 중심이 아닌 생산재 전시회로는
처음인 도쿄 한국부품종합전시회와 규슈 한일중소기업기술교류전등 2개의
전시회를 통해서도 일본기업의 투자유치를 유도키로 했다.

이밖에 현재 자기헤드등 4개 분야에 선정된 한일 협력모델 중소기업도
금년중 대상분야와 업체수를 확대, 엔고에 따른 일본의 기술이전등 반사효과
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