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단순한 금리경쟁은 옛말이고 이젠 지방자치선거나 프로야구에까지
금융상품이 끼어든다.

오는 6월 지방자치제선거를 앞두고 등장한 국민은행의 "당선통장"이
빈틈을 비집고 들어선 대표적인 사례.당선통장은 출마자들의 선거자금
관리를 도와주는 공식선거비용 입출금용.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도록
돼있는 선거비용 수입및 지출명세 서류작성을 은행이 대행해준다.

또 지자제선거관련 비용을 찾을 경우 송금수수료및 자기앞수표발행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예전같으면 이상품에 들 출마자가 별로 없었을 것이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정부가 모든 입후보자들로 하여금 선기비용의 수입과 지출을 위한
예금통장을 개설하고 이 통장을 통해서만 모든 공식선거비용의 수입및
지출을 해야한다는 법령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함께 은행이 끼어들 틈새도 생겼다.

이번 지자제선거인원은 5천6백71명으로 공식선거비용만해도 상당할
것으로 금융계에서는 보고있다.

중소기업은행의 "외국인근로자종합통장"도 정부의 정책이 만들어준
틈새를 재빨리 파고든 케이스.이상품은 외국인근로자들의 무단이탈을
예방하기 위해 통상산업부가 연수수당일부를 은행에 적립시켜 귀국시에
지급하도록 하는 보완대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개발됐다.

외국인근로자들은 90%가량이 본국에 송금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매번
환전하여 송금할 필요없이 본국에 자동송금할수 있도록 했다.

이것만으로는 외국인근로자라는 특수한 고객을 파고들기에 부족하다.

외화송금수수료를 전액면제해주는 것은 물론 통장뒷면에 은행이용방법
예금설명서 대사관등의 민원부서안내서를 영문으로 인쇄해 외국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직원모임이나 친목모임등의 자금을 관리해주는 상품도 나와있다.

국민은행의 "두레통장"은 친목모임의 회비를 받고 명세표를 보내주는
상품이다.

회원별 회비납부명세서를 매월 보내주고 매월 격월 분기단위로 회비이체
시기를 결정하면 회비를 자동으로 이체해준다.

모임의 총무나 간사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

회원1명당 월회비가 30만원이내인 경우 자동송금에 따른 송금수수료를
면제하는 혜택을 준다.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스포츠관련 금융상품도 스포츠팬을 금융상품고객
으로 끌어들이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경쟁심리를 금융에까지 도입한 상품들로 평화은행의
스포츠예금 프로야구편과 프로축구편이 시초다.

광주은행의 홈런예금 신한은행의 히트앤드런정기예금도 같은 부류.

프로야구의 한국시리즈우승팀이나 페넌트레이스승률1위팀을 맞출때
혹은 두팀간의 승패를 맞출때 보너스금리를 준다.

아예 복권처럼 추첨에 의해서 법정최고수준까지 금리를 주는 금융상품도
등장했다.

고금리에 대한 선호와 투기적성향을 교묘히 결합시킨 복권과 예금의
중간쯤되는 상품이다.

이들 스포츠예금과 추첨식예금은 금리세일상품이 은행들의 수지에
부담만 주고 너무 일반화된 탓에 별다른 매력을 주지못하자 빈틈을
찾아 개발된 상품들이다.

보람은행의 맞벌이부부를 대상으로 개발한 "맞벌이부부통장"과
신혼부부를 겨냥한 "신혼특급저축"를 비롯해 틈새시장상품은 우리
주변에 널려있다.

금융전문가들은 장년층보다는 30대이하의 젊은 계층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발견된다며 이에따라 향후 틈새시장의 발전가능성이
더욱 높을 것이라는 의견들이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