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물 관리법이 1일부터 시행돼 국내 먹는샘물(생수)시장이 공식적인
경쟁체제에 들어섰다.

이시장은 우선 허가업체와 수입업체의 시장선점경쟁으로 막이 오르게
됐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생수판매허가를 받았던 15개업체와 수입업체들은
웃고있는 반면 무허가업체들과 신규참여업체들은 울상을 짓는 등 표정이
다르다.

먹는물 관리법에서 규정한 환경영향평가 관련조항이 무허가업체와 신규
참여업체들에 불리하게 돼있기 때문이다.

15개업체는 1년안에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유예기간을 주었기 때문에
진로종합식품 풀무원식품 다이아몬드정수 산수음료 한국청정음료등
허가업체들은 내년4월까지 환경영향평가에서 합격을 받으면 된다.

수입제품들은 수질검사에서 합격하면 판매할수 있어 빠르면 오는6월말
부터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반면 탄산수로 허가를 받은후 먹는샘물을 판매해온 업체나 먹는샘물
사업허가를 받지못한 업체들은 환경영향평가를 받은 뒤에야 먹는샘물을
팔수 있게된다.

먹는샘물생산공장이 주변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결과는
최소한 5~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허가를 받지 못한 업체들은 올해
음료성수기를 눈뜨고 보낼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먹는샘물사업에 새로 뛰어들려는 업체들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있다.

환경영향평가뿐만 아니라 공장을 짓기위한 절차때문에 사업을 빨리
진행해도 2년이내에 제품을 생산하기가 어렵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얘기다.

신규참여업체들은 먹는샘물제조허가 공장건축허가 공장건설
환경영향평가합격 수질검사합격의 과정을 거쳐야한다.

기존허가업체들과 수입업체들에 비해 상당히 불리한 입장이다.

생수사업참여를 추진중인 업체로는 롯데칠성음료 해태음료 조선맥주
금복주 무학소주등이 꼽히고있다.

이들 업체는 따라서 외국제품을 수입하거나 무허가업체를 사들이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있다.

이때문에 올해 먹는샘물시장은 기존허가업체들과 수입업체들의 싸움이
치열해질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판매망확보와 광고선전등에서 이들은 이미 전쟁체제로 돌입했다.

15개 허가업체중 시장점유율에서 선두를 달리고있는 진로종합식품은
올해를 시장선점의 해로 정하고 판매망강화에 주력하고있다.

전체시장의 20%정도를 차지하고있는 이회사는 롯데칠성음료 해태음료등
대형음료업체들이 참여하기 전에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진로종합식품은 이와함께 외국생수판매가 많은 호텔등에 대한 영업력을
강화,외국업체의 국내시장침투에도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풀무원은 가정배달판매에는 어느정도 경쟁우위를 확보하고있으나
슈퍼마켓등 매장에서는 판매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고 판단,대리점을
모집하고있다.

이에맞서 외국생수업체들도 판촉활동에 열을 올리고있다.

프랑스 다농그룹이 생산하고있는 에비앙의 경우 이미 신문전면광고가
시작됐다.

다농그룹은 국내판매계약을 체결한 상아제약에 광고비의 30~40%정도를
지원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아제약은 에비앙의 가격을 국내동급제품보다 2~2.5배 높게 책정했으며
백화점 호텔과 고소득층이 몰려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노르웨이 바이킹의 경우 이미 부산항에 들어와 통관만을 기다리고있는
상태다.

농심 매일유업등도 시판준비는 하고있다.

업계는 올해 먹는샘물시장규모가 기존허가업체들과 수입업체들의
판촉경쟁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지난해 1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시장이 올해는 1천5백여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 현승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