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은 고정관념을 깨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현대자동차가 제안제도를 도입한지 16년만에 첫 특급제안상을 받게된
박재동대리(37.울산공장 일반자재 구매2부)의 수상소감이다.

특급제안이란 심사결과 96점이상의 "특급점수"를 받았을때 주는 상.

79년부터 지금까지 96점이상 제안이 없었으니 그의 점수는 현대자동차
사상 최고점수이다.

그렇다고 그의 제안내용이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저 폐품을 파는 방법을 바꿔보자고 제안했을 뿐이다.

그의 업무는 알루미늄괴 구매담당이다.

엔진기어공장이나 소재공장에서 생산되는 실린더헤드 흡기다기관에 들어
가는 소재를 공급하는 일이다.

"알루미늄괴 가격은 순도에 의해 결정됩니다. 금이나 은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런데 스크랩이나 칩가격은 어째서 순도를 따지지 않나 의아
했지요"

그래서 그는 자신의 업무외에 부산물 매각업무를 자청했다.

그리고 시장조사를 했다.

역시 순도에 따라 가격을 달리해 팔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스크랩이나 칩은 물론 알루미늄을 깎을때 생기는 산화물인 드로스까지도
제값을 못받고 있었던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매각하는 알루미늄 부산물은 월평균 5백70t이나 됩니다.
그 가격을 t당 70만3천원에서 76만3천원으로 올려놓은 것이지요"

그의 제안이 채택되면서 회사는 올해 3억8천만원을 더 벌어들일수 있게
됐다.

박대리는 또 알루미늄 부산물을 재가공해 괴를 만들어낼수 있는 업체를
발굴해 냈다.

그는 이제안이 추가시행되면 연간8억원의 원가절감효과가 기대된다고
즐거워했다.

회사는 그에게 1백50만원의 포상과 함께 일주일간의 해외연수혜택을 줄
계획이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