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은행들이 참 편안해졌어요. 그렇지만 새로나온 금융상품들은 서로
비슷비슷해서 구분이 안가고 개성이 없어요"

은행점포에서 만난 조영미씨(32세)는 한때 은행에 가기조차 싫을 때가
있었지만 요즘은 은행들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말한다.

일직선상으로 무뚝뚝하게 배치됐던 은행창구가 라운드식으로 바뀌고
대기석에 안락한 소파가 놓이는등 고급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또 은행에 들어오고 나갈때 무심결에 들리는 친절한 인사한마디로 대번에
기분이 좋아진단다.

그러나 조씨는 은행들을 꼬집는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대출을 많이 해준다고 광고하길래 예금에 가입했는데 막상 찾아갔을 때에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붙어있어 실망했었다며 은행들이 좋은 것만 부풀리고
구체적인 것은 제대로 전달을 안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한다.

취미삼아 난을 키우다 경기도 고양에서 난초농원을 차리게 됐다는 조씨는
"은행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신용도를
평가할수 없다며 대출해주지 않고 봉급생활자들만을 대상으로 쉬운 영업만을
한다"면서 이때문에 자영업자들은 사채시장에 의존하기가 쉽다고 안타까워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