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영화에서나 보던 날렵한 스포츠카들이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이 신기하지 않게 여겨질 날이 곧 닥칠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제작사들이 잇따라 스포츠카의 개발에 성공
수년내에 판매에 나설 예정인데다 자동차 수입사들도 스포츠카의 수입을 본
격화하고있기때문이다.

따로 정해진 개념은 없지만 "스포츠카"는 경주용자동차와 일반 주행용자동
차의 성격을 겸비한 차량으로 객실,트렁크,각종 등화(등화) 등은 일반 승용
차처럼다 갖추고 있으면서도 주행성능과 조종성,접지성(접지성),제동력이 탁
월하며 차체가 낮고 날렵한 외양을 지니고 있다.

영국의 로터스사와 공동으로 지난해말 독자모델의 스포츠카 개발에 성공한
기아자동차는 오는 96년부터 아산공장에서 이 스포츠카를 연간 2천대 규모로
생산,국내외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차는 플라스틱 몸체에 1백40마력의 DOHC 엔진을 장착했으며 뚜껑이 없는
컨버터블 형으로 전형적인 스포츠카의 외양을 지니고 있다.

지난 90년부터 "준 스포츠카"라고 할만한 스쿠프를 생산,시판하고 있는 현
대자동차는 최근 독자설계와 디자인으로 본격스포츠카인 HCD- 를 개발했다.

현대는 수작업으로 완성한 모델제품을 국내외 전시회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으며 양산시기를 확정하지는 않았으나 2-3년 후에는 본격생산에 착수할 계
획이다.

이밖에 지난 91년부터 영국 팬더사의 생산라인을 수입해 3천만-4천만원대의
스포츠카인 칼리스타를 생산해온 쌍용자동차는 당시 국내시장여건이 성숙되
지 않아 곧생산을 중단했으나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언제라도 생산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수입차 판매업체인 코리아짚과 대진모터스 등은 올해를 스포츠카의 본
격판매 원년으로 설정하고 카 마니아들을 상대로 크라이슬러의 이글탈론,폰
티악의 파이어버드 등 본고장제품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 업체의 스포츠카 판매실적은 각사별로 연간 10대에도 미치
지 못했으나 올해에는 수입차의 관세 인하 등에 힘입어 판매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최고 50-60대의 판매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