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것은 행동이지 말이 아니다" 미국과 독일 중앙은행이 8일
달러폭락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후 나온 외환전문가들의 반응이다.

달러폭락세가 반갑지 않으며 곧 회복될것이라는 "립서비스"는 달러의
일시적인 반등을 유도할수 있지만 시장개입이나 금리조정같은 행동이
뒤따르지 않으면 근본적인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달러는 이날 그린스펀미FRB의장과 티트마이어 독일분데스방크총재의
달러지지발언에 힘입어 일단 90엔대로 다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달러폭락세가 완전히 진정되려면 액션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안그러면 하루이틀쯤 달러가 회복됐다가 다시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회복을 위해서는 3가지 행동이 필요하다.

우선 미국과 독일의 시장재개입이다.

양국은 지난 2일 시장에 개입한후 지금까지 손을 떼고 있다.

일본만 계속 엔을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개입작전을 펼치고 있을
뿐이다.

미.독양국이 앞으로도 시장개입에 나서지 않을경우 양국의 달러부양의지를
의심한 일반투자자들이 다시 달러투매에 나설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미.독중에서도 특히 독일의 시장개입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독일의 마르크매각.달러매입의 개입이 있어야 달러회복효과가 높다는
분석이다.

달러폭락의 핵심요인중 하나가 마르크강세인 탓이다.

둘째는 금리협조로 미국은 올리고 일본과 독일은 내려야 한다.

그린스펀의장은 이날 하원예산위에서 달러약세로 물가불안이 우려된다고
언급,금리인상가능성을 시사했다.

크루그 분데스방크이사는 독일이 금리를 내릴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역시 금리인하를 고려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셋째는 재정.무역등 거시정책에서 협력하는 일이다.

미국은 재정적자를 줄이는 재정긴축정책을,일본은 공공사업확대등
재정확대책을 펼쳐야 엔고.달러저저지가 가능하다.

일본의 재정확대정책은 특히 내수진작을 통한 수입확대로 연결돼
미일무역불균형을 해소하는데 기여함으로써 엔고.달러저를 시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것이다.

그러나 이 3개분야는 현실화되기에는 각각 어려움이 있다.

시장개입에서는 일본만 빼고 미국과 독일이 소극적이다.

미경제전문가들과 정부관리들은 시장개입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있다.

시장개입은 투기세력에 달러를 팔수 있는 기회만 제공,오히려 달러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에서이다.

독일은 시장개입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어 시장협조개입이
이루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금리문제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미.독이 금리변경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지금 당장 올리거나 내릴
형편은 아니다.

환율안정을 위해 섣불리 금리를 올리거나 내렸다가 경제자체가 흔들릴
우려가 있기때문이다.

재정정책협조문제는 그 성격상 단시일안에 이루어질 수 없다.

이때문에 달러는 일시적으로 반등했다가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것 말고도 선진국들이 환율안정을 위해 취할수 있는 일이 하나
더 있다.

지난 85년 달러가치를 낮추기위해 G7국가들이 체결한 플라자협정과
87년 달러하락을 방지할 목적으로 이루어낸 루브르합의같은 G7환율안정합의
를 이끌어내는 방안이다.

만약 G7이 이같은 합의를 이끌어낼경우 지금의 외환위기를 종식시킬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달러폭락세가 일단 주춤해졌지만 흐름을 좀더 명확히 파악하려면
적어도 이번주말을 지나봐야 할것같다.

특히 10일 발표되는 미2월실업률동향은 달러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이 높아지면 경기둔화우려로 미금리인상가능성이 희박해져
달러하락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높다.

반대일때는 경기과열우려로 금리인상가능성이 커져 달러회복이 기대된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