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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은 LG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세계화에 성공한 외국기업들을
탐방, 이들 기업의 세계화전략과 현황을 알아보는 특집 기획시리즈를 마련
했다.

이번 특집기획은 일본 미주 유럽 등 주요선진국의 기업을 대상으로 세계화
를 위한 생산거점, 글로벌조직관리, 해외연구개발및 전략적제휴 등 우리
기업들에 유용한 정보를 현지취재를 통해 집중 조명하게 된다.

이 기획의 일환으로 일본의 세계화 기업 9개사에 대한 현지취재를 마쳤으며
매주 목요일자에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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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자동차는 중요한 기록 하나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북미지역에서 현지생산자동차의 판매실적이 수입자동차 판매대수를 웃도는
역전현상이다.

94년 수입 65만대와 현지생산 58만대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으나 95회계연도
(94년7월~95년3월)에 달성이 확실시된다.

96년엔 현지생산을 79만대로 계획, 수입(40만대)의 2배쯤으로 잡고 있다.

도요타는 이 역전을 세계화 과정에 커다란 획을 긋는 역사적인 전환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57년 미국에 자동차 2대를 샘플로 수출한 이후 40년가까이 걸려 이뤄낸
성과로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84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사와 합작으로 미국 켄터키주에 NUMMI
(New United Moter Manufacturing Inc.)를 설립해 현지생산에 나선때부터
따지면 11년만이다.

이같은 성과는 도요타 자동차의 우수성이 널리 인정받은 결과라는게
일반적인 평가.

다구치 도시아키이사는 도요타차가 우수하다는 평을 받는 것에 대해 "품질
제1주의 경영의 성과"라고 말했다.

미주본부에서 미국내 사업을 총괄하면서 본사의 홍보업무도 맡고있는
다구치이사는 "고객이 좋아하는 매력적이고 저렴한 자동차를 만드는데
애써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 비결로는 도요타식 생산시스템으로 평가되는 생산현장의 우수성을
손꼽는다.

도요타식 생산시스템에 대해 해외섭외광보부 히라바야시 에이지과장은
"불량을 줄이고 품질을 높여 가격을 절감시키는데 노력해온 결과가 집합된
것일뿐 미리 계획을 갖고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불량이 있을때 현장에서 조립라인을 정지시킨다.

작업자 한사람이 여러 기계를 조작하며 뒷 공정에 따라 앞 공정을 관리하는
체제도 도입했다.

각 라인에 필요한 부품을 그때그때 공급하는 저스트인타임(JIT)이나 본사
컴퓨터에 입력된 수주정보에 따라 각 라인의 미니컴퓨터로 생산을 관리하는
어셈블리라인컨트롤(ALC)등이 도요타식 시스템의 주요 내용이다.

도요타는 이같은 생산방식을 해외 공장에 적용하는 것을 세계화전략에서
중요한 과제로 삼아왔다.

그러나 실제 이전과정은 그리 쉽지는 않았다.

각국의 경제.사회환경이 달랐고 여건이 다른 탓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노조도 장애가 됐다.

"처음에는 미국자동차노조(UAW)와의 협조문제등으로 불안했다. 일본과 같이
작업자 한사람이 여러 기능을 하는 것에 대해 저항이 컸었다. 그러나 미국
근로자들을 설득, ''낭비를 줄이자''는 도요타식 생산방식을 이해시키고 일단
해보자는데 합의했다"

에이지과장은 도요타식 생산방식의 성과를 현지 근로자들이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JIT같은 생산시스템을 전세계 모든 공장에 일률적으로 적용하지는
않는다.

그나라의 경제여건이나 문화환경등에 맞춰 적절하게 변화시키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국토가 넓은 미국에서는 어느정도 부품재고가 필요해 수송로 중간지점에
창고를 세웠다.

영국의 경우 생산규모가 얼마안돼 도요타의 트럭이 직접 부품업체를 돌며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

도요타가 세계화전략으로 중점을 두는 또하나의 축은 비용절감을 위한
현지부품조달의 확대.해외공장에서 필요한 부품은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왔다.

이를위해 기본적으로 현지 부품업체를 계열협력사로 육성한다.

일본에서는 정착된 디자인인(Design In.상품개발초기단계에서부터 부품
업체와 협력하는시스템)을 해외에서도 적용했다.

필요한 경우 현지에서 직접 부품산업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에서는 촉매변환장치와 트럭부품을 생산하는 TABCT사와 알루미늄주물을
만드는 보다인 알루미늄사를 보유하고 있다.

캐나디언 오토파츠 도요타사(알루미늄휠 제조업체)는 일본에도 공급한다.

광고를 비롯한 마케팅활동은 거의 현지 경영진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글로벌기업으로서의 통일된 이미지를 유지한다.

해외에서 만든 좋은 광고문구는 일본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미국 스태프들은 광고등 창조적인 업무에서 뛰어나 이들을 적극 활용
하고 있다.

현지수요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현지의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에 도요타 테크니컬센터와 칼티 디자인 리서치, 유럽에 테크니컬센터와
디자인센터가 있다.

이들은 일본내 히가시후지연구소, 본사의 기술부등과 협력, 현지용 제품을
개발한다.

현지 연구개발활동의 결실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바론".

이차는 미국 켄터키공장에서 1백만대이상 생산한 "캄리"를 북미시장용으로
현지에서 개발한 것으로 지난해9월 생산을 시작했다.

에이지과장은 "현지 기술및 디자인팀과 현지 부품업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만들어낸 "미국차"로 현지모델개발의 중요성을 확실히 일깨워 줬다"고
말했다.

도요타가 꿈꾸는 것은 "월드카"의 창조.

에이지과장은 "국제분업생산 차량이 아니라 세계적인 히트상품"이라고
월드카를 정의했다.

그리고 독일 폴크스바겐과 도요타가 월드카를 탄생시켰다고 보고 있다면서
"카롤라"를 도요타의 월드카로 내세웠다.

"카롤라"는 1천5백 급 승용차로 지난66년부터 생산에 나서 지금까지
1천7백93만대(94년 한햇동안 57만8천대)를 판매했다.

카롤라는 모델을 바꿔 왔지만 거의 30여년간 동일한 상품 컨셉을 유지해
고객의 지속적 관심과 누적적인 광고, 마케팅의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해
왔다.

세계화를 통한 월드카를 계속 만들어가겠다는 것이 도요타의 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