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의 새해 첫바겐세일 매출신장률이 도심 대형백화점과부도심
신생백화점간의 명암이 크게 엇갈린 가운데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등 대형백화점들은 지난해 세일
기간중 전년대비 40%이상의 매출신장을 기록했으나 이번세일에서는 설대목
특수까지 겹쳤음에도 불구, 신장률이 당초목표를 밑돌며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세일목표를 지난해보다 36.4% 늘어난 1천7백95억원으로 잡은 롯데백화점은
1천7백77억원의 매출로 35% 신장에 그쳤고 신세계는 8백32억2천만원으로
28.6% 증가에 머물렀다.

신세계는 지난해 대비 31% 증가한 8백50억원의 매출목표를 책정했었다.

현대와 미도파는 6백26억원과 3백72억4천6백만원의 매출로 23.9%와 13%가
늘어나는데 그쳐 세일매출 증가속도가 지난해의 45.2%와 49.8%에 비해
현저히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설대목을 앞두고 끝난 이번 세일이 선물사전구매에 따른
설수요가 상당부분 겹치고 대다수업체가 자사신용카드회원에 대한 추가할인
및 초염가판매행사를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장률이 낮았다고 지적,
세일매출이 안정성장궤도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로 보고 있다.

이들은 세일이 백화점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신생백화점의 증가에 따른 경쟁격화및 할인점을 중심으로 한 신업태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의 매력이 감소한 것을 매출신장둔화의 또 다른 원인으로
보고 있다.

도심 대형백화점들의 부진과는 달리 신촌, 영등포상권을 중심으로 한
신생백화점들은 최고 83%까지 매출이 늘어나는 호조를 보인 것으로 집계
됐다.

93년 9월에 개점한 애경백화점은 1백35억원의 매출로 지난해 보다 83.1%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그레이스는 45.5%가 늘어난 1백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8월말에 오픈한 경방필백화점은 개점후 첫겨울세일에서 당초목표
97억원을 13.2% 초과한 1백9억8천만원의 매출을 기록, 신촌,영등포상권의
신생백화점 모두가 빠른 속도로 영업기반을 탄탄히 굳혀 가고 있음을
나타냈다.

업계관계자들은 그러나 신생백화점의 매출규모가 기존 대형업체보다 크게
뒤지는데다 운영노하우 축적과 상권확보에 따른 자연적인 매출상승효과도
적지 않다고 지적, 이들 백화점의 호조를 전체 백화점경기와 연결시켜
보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세일기간중 큰 폭의 매출신장을 보인 것은 모피, 수입가전품등의
고가소비재와 식품, 신사, 숙녀, 스포츠의류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에서만 냉장고등 수입가전품이 하루평균 5천만원어치씩
팔려 지난해 대비 65%의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스키용품도 3천여만원의 매출
로 52.8%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본점은 잡화, 생활용품의 매출구성비가 낮아진 반면 신사의류의
매출비중이 지난해의 16.4%에서 16.6%로 0.2%포인트, 설날선물수요에 힘입은
식품이 7.3%에서 7.4%로 0.1%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생백화점중 그레이스는 신사의류에서만 지난해보다 74,2%늘어난 2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숙녀의류도 34억원으로 45,2%의 신장률을 기록, 의류의
이번 세일 매출증가에 대한 기여도가 높았음을 보여주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4일자).